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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9시 등교 밀어붙인…‘이재정’ 성공할까
맞벌이 부부 반대 등 찬반팽팽…사회전체 인식변화 수반돼야…학업성취도가 성패 좌우할듯


전교조 미복귀 전임자 문제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문제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 앉은 분위기다.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시행이 단연 교육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찬반이 팽팽했던 ‘9시 등교’를 신념으로 밀어부친 이재정 교육감의 행보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통일부 장관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으로의 경력이 두드러지는 이 교육감은 누구보다 여론에 민감한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그런 그가 이처럼 찬반이 분분한 ‘9시 등교’를 속전속결로 시행한 모습은 이례적이다. 당장 맞벌이 부부와 일부 고등학생 학부모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출근길에 자녀를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의 경우 9시 등교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출근 시간을 조정하지 않는 이상, 매일 아침 등교ㆍ출근 전쟁을 치러야 하는 부담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8시까지 등교해 왔고 수능 시험날도 8시10분까지 입실해야 하는 상황에서 9시 등교가 기존의 신체리듬을 깨뜨릴 수 있다고 걱정한다. 대학 입시로 사회 계층이 결정되는 한국 사회에서 수능은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들에게 ‘절대반지’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결국 9시 등교는 학교, 학생 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인식변화가 수반돼야 하는 문제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는 게 중론이다.

반대 여론에 대한 이 교육감의 생각은 단호하다. 그는 학생들의 여유로운 아침이 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전제조건이라고 여긴다. 학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여유’를 심어줌으로써 전인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9시 등교’를 강행하고 있다는 게 주변의 귀띔이다. 9시 등교 반대에 대한 설득 논리도 제시한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3월 미네소타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서 학교를 늦게 시작할수록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고, 학생들의 정신 건강과 교통사고율, 출석률 등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계층에선 경기교육감의 독선적 행보가 학생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독설을 퍼붓고 있다. 결국 9시 등교를 시행한 학교와 학생의 학업 성취도는 ‘이재정 실험’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 교육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말이 많은 곳 중 하나인 교육현장에서 자신의 신념이 옳았음을 입증해야 할 책임이 생겼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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