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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폭탄에…부산 도시기능 ‘올스톱’
동래 등 시간당 130㎜ 폭우…지하철 · 도로 마비…고리원전 2호기 수동정지 초유 사태도


25일 쏟아진 기록적인 국지성호우에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의 지하철이 멈춰서고 원자로가 정지되는 등 사실상 도시기능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도심 곳곳이 불어난 빗물에 잠기면서 인명피해도 속출, 창원 지역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동래ㆍ금정ㆍ북구, 기장군 등에서는 오후 1시부터 시간당 최대 130㎜의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졌으며, 강수량은 금정구 244.5㎜, 북구 221.5㎜, 동래구 201㎜ 순으로 나타났다. 경남지역에도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으며, 창원 242.5㎜, 하동 148㎜, 사천 141㎜, 밀양 102.5㎜ 등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 비로 도심기능은 사실상 마비됐다. 부산의 지하철은 이날 오후 2시22분께부터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의 선로가 빗물에 잠겨 부산대역까지 7개역 구간의 운행이 중단됐다. 비슷한 시각 2호선 역시 화명역의 선로가 빗물에 잠겨 구명역부터 금곡역까지 7개역 구간의 운행도 중단됐다. 오후 4시20분께는 4호선 금사역이 침수돼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고속도로 역시 통제되고 도심 주요도로들이 물에 잠겼다. 부산∼울산 고속도로 장안나들목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 부산 방면 2개 차로가 통제됐다. 기록적인 폭우로 중앙대로, 금곡대로, 안락교차로, 가야대로, 정관산업로 등 도심 주요 도로가 침수로 통제되면서 시민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원자력 발전시설인 고리원전 2호기가 국지성 호우로 강제 수동정지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오후 3시45분께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고리 2호기(65만kW급)가 폭우로 가동이 멈췄다. 한국수력원자력측은 “원자로 터빈을 냉각하기 위해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취수건물에 빗물이 과다 유입되면서 취수펌프가 자동으로 멈추자 안전을 위해 원전을 수동으로 정지했다”고 설명했다. 폭우로 원전이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수원은 취수건물에 빗물이 과다 유입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비가 그치면서 인명피해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3시15분께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에서 승용차 1대가 불어난 물에 고립되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나모(75ㆍ여)씨와 임모(15)양이 숨졌다. 이어 오후 4시께 북구 덕천동의 한 아파트 인근 골목길에서 남모(60ㆍ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돼 경찰이 수색에 나섰지만 끝내 숨진채 발견됐다. 오후 4시30분께는 기장군 일광면에서 승용차 1대가 인근 하천에서 범람한 물에 휩쓸려 차량에 타고 있던 3명 가운데 2명은 가까스로 빠져나왔으나 운전석 옆자리에 있던 홍모(53ㆍ여)씨는 숨졌다.

경남 창원에서는 길가던 버스가 급류에 휩싸여 최소 1명 이상이 숨진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50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사동교 인근 덕곡천에서 시내버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다가 다리 난간에 걸렸다. 이 사고로 안모(19)양은 버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지만 운전사 정모(55)씨 등 승객 5명의 실종신고가 추가로 들어온 상태여서 추가 인명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경찰은 실종자들이 500m 떨어진 바다까지 떠내려 갔을 것으로 보고 소방당국은 해경 경비정과 122구조대, 민간자율구조선 등 20여척의 선박을 동원해 밤새 수색작업을 벌였으며 26일에도 진동항과 덕곡천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계속한다. 경찰은 사고 버스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부산=윤정희·이지웅 기자/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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