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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 감소 ‘연관성’...끊이지 않는 논란
방범용 폐쇄회로(CC)TV는 과연 범죄 예방 효과가 있을까. 김수창 전 제주지점장의 음란행위 수사 등에서 보듯 CCTV가 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해선 대체로 이견이 없다. 하지만 CCTV가 범죄자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줘 범죄 자체를 억제한다는 것에 대해선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일반적으로 치안 전문가들은 CCTV가 범죄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CCTV로 촘촘한 감시망을 짤 경우 범죄 비용을 증가시켜 범행의지를 포기하게 만들거나 기회를 원천봉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CCTV설치로 부족한 경찰인력과 역량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일부 연구성과는 CCTV의 범죄 억제효과를 입증한다. 지난해 11월 이봉한 대전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이 경찰청 의뢰를 받아 분석한 ‘방범용 CCTV의 효과성 분석’에 따르면 CCTV 설치는 해당 지역의 범죄 감소로 이어졌다.

연구진이 서울 강북구를 대상으로 CCTV 설치 전ㆍ후를 분석한 결과 성폭력 사건은 CCTV 설치 전 20일 동안 13건에서 설치 후 20일 동안 3건으로 감소했다. 절도는 74건에서 29건, 폭력은 108건에서 89건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강북구에는 지난해 11월14일 기준으로 성폭력범죄 특별관리구역 목적 17개, 서민보호 치안강화구역 목적으로 7개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연구진은 “강북구 내 CCTV 설치 지역을 중심으로 절도ㆍ폭력 발생이 잦은 핫스폿이 사라졌다”며 이는 CCTV 범죄 억제 효과의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CCTV와 범죄예방 능력은 무관하다는 주장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전동차 객실 내 CCTV의 범죄예방 효과가 미흡하고,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며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에 개선 대책 마련을 권고한 바 있다.

이같은 결정에는 CCTV의 범죄예방 효과가 미흡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지하철 내 범죄발생 현황을 호선별로 보면 2012년 6월 CCTV를 설치한 2호선의 경우 2010년 1148건, 11년 805건, 12년 427건으로 설치 이전부터 범죄 발생이 꾸준히 줄었다.

CCTV를 설치하지 않은 1호선 역시 2010년 527건, 2011년 467건, 2012년 276건으로 CCTV 설치 여부와 무관하게 범죄는 줄어드는 추세다. CCTV 설치가 범죄예방 효과를 갖는다고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CCTV 설치는 해당 지역에 일시적으로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다만 CCTV 설치로 인해 범죄 수요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범죄가 몰리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CCTV가 갖는 효과는 일시적으로 범죄 유혹을 통제하는데 그칠 수 있다”며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빈부격차 등 범죄 발생 요인 자체를 없애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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