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파일럿이 된 말ㆍ오토바이 탄 소…행복한 동물 조각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비행기 기장이 된 말(馬)과 호랑이, ‘베스파(Vespa)’ 오토바이 뒤에 타고 외출 나온 소(牛)…. 보고만 있어도 절로 웃음이 나는 이 이 동물들은 한진섭(59ㆍ한국조각가협회 이사장)의 돌 조각작품이다.

석조작가 한진섭이 7년만에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가 지난 7년간 하루 10시간씩 작업했던 조각 작품들 중 50여점과 석고모형 200여점을 선보였다. 전시장 한켠에는 화강석에 직접 정(釘)을 대고 망치로 깨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했다. 왠만한 일반인들의 힘으로는 돌 부스러기밖에 나오지 않는 단단한 화강석을 작가는 40여년간 ‘고무 주무르듯’ 빚어 왔다.

기존 예술 작품들이 “만지지 마세요”라는 푯말을 붙여 놓고 관람객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데 반해 한진섭의 조각작품은 만져보고 돌려보고 앉아볼 수도 있다. 특히 섬세하고 깨지기 쉬운 조각 작품의 경우 관람객의 손길이 닿으면 훼손의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보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가나아트센터]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조소ㆍ조각을 전공하고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에서 수학한 작가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개최된 각종 조각 심포지엄에서 수상 경력을 쌓은 바 있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에게 친근한 동물들이 귀여운 형상으로 다수 등장한다. 쥐띠 해에는 쥐를 만들고, 소띠 해에는 소를, 호랑이 띠 해에는 호랑이를 만드는 등 수년간 ‘농사를 짓듯’ 착실하게 만들어 온 동물 조각들이 작가의 우직함을 드러내고 있다.


“성질이 급하거나 신경질적인 사람은 조각 못합니다. 바보같고 미련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죠”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들은 오랜시간 돌과 대화하고 호흡하며 빚어낸 결과물이다.

작가는 “조각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타이틀도 ‘행복한 조각’이다.

전시는 9월 17일까지.

ami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