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그린리빙-푸드] 강황; 암·치매·비만 잡는 황금푸드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약간 쓴 듯 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중독성이 있다. 황금색 빛깔은 보는 것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한다. 건강을 챙긴다는, 맛을 좀 안다는 미식가들의 추천 메뉴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 커리다. 강황은 커리를 세계인의 건강 밥상 1순위에 올려 놓는 주재료다. 

하지만 ‘강황=커리’라는 등식은 고리타분한 애기로 비춰진다. 요즘은 강황이 숙취해소 음료 전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 심지어 알츠하이머 치매, 암 예방까지 강황은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다. 올 초엔 코요테의 신지가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6개월 사이에 12kg을 감량한 비법으로 강황을 꼽아 ‘강황 다이어트’도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다. 

이 뿐인가. 강황에 대한 전세계 연구진들의 연구논문만 약 1700여편에 달한다는 사실만 봐도 세계가 얼마나 강황에 홀려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커리가 노란색인 이유는...암에 탁월한 이유가 있었네

커리 색깔이 노란색이 이유가 따로 있을까. 물론 커리의 주재료로 쓰이는 강황이 황금색을 띠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엔 놀라운 비밀이 있다. 강황이 노란색이 이유는 강황에 들어있는 커큐민(curcumin) 때문이다. 커큐민은 강황 뿌리에서 나오는 천연 색상의 향신료다. 

그런데 커큐민에는 놀라운 효능이 있다. 그 효능을 일일이 꼽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무수히 많은 효능 중에서도 단연 꼽히는 것이 항암효과다. 약 1700여편에 달하는 연구 논문 중 암과 관련된 논문만 무려 600여편이나 된다. 그만큼 강황에 들어 있는 커큐민이 다양한 암에 항암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인들이 암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도 커큐민 때문이라는 애기가 있을 정도다.

실제 아시아계 이주민이 많은 영국의 레스터시에서 결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500명을 조사하던 중 아시아계는 단 2명에 불과한 사실을 확인한 적이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아시아계 사람들이 많이 먹는 카레, 특히 커큐민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미국 텍사트대학교 앤더슨 암센터 아가왈(Bharat Aggarwal) 교수는 “흡연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한 결과, 한 달 동안 강황을 1.5g씩 섭취한 사람이 섭취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돌연변이 물질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인도 국민의 암 발생률이 미국인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이유가 바로 여러 향신료를 사용한 카레를 주식으로 하는 식습관 때문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커큐민이 암이 발생하는 여러 단계에서 여러 분자와 반응하는 능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세포의 사이클을 정지시키거나, 염증 반응과 산화적인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고, 암세포의 성장에 필수적인 혈관신생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카레의 주성분인 커큐민과 함께 커큐민을 체내에서 흡수가 잘되도록 나노입자 형태로 변형한 ‘나노커큐민’을 유방암을 유발한 실험쥐의 유관에 주입한 결과 탁월한 유방암 예방효과를 보았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최근엔 강황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평소 카레를 향신료로 자주 사용하는 인도인들에게 알츠하이머 치매는 미국인의 4분의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강황이 이처럼 치매에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는 것 역시 ‘커큐민’ 때문이라고 한다.

아가왈 교수는 “인도인들이 즐겨먹는 카레의 원료인 강황(tumeric), 정향(clove), 펜넬(fennel), 쿠민(cumin), 훼누그릭(fenugreek) 등의 향신료가 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단백질인 NF-kB의 활성을 억제해 준다”며 “동물실험 결과 강황의 주성분인 커큐민이 실혈관 질환ㆍ알츠하이머 병ㆍ대사질환ㆍ우울증ㆍ피로감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강황 다이어트’ 이유 있었네...체중 증가 억제에 탁월한 강황

최근 강황이 뜨는 이유 중 하나는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커리의 주 성분인 강황은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미국 터프츠 대학 인간영양연구소 혈관생물학실험실장 모센 메이다니 박사는 강황의 주성분인 쿠르쿠민이 지방조직의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체중 증가를 차단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체중이 늘어나려면 지방조직이 성장ㆍ확대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방조직에 영양을 공급하는 새로운 혈관이 생성돼야 하는데 쿠르쿠민이 이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실제 일단의 쥐들에 고지방 먹이를 12주 동안 주면서 이중 일부에만 매끼마다 쿠르쿠민 500mg을 투여한 결과, 쿠르쿠민이 투여된 쥐들은 다른 쥐들만큼 체중이 늘지 않았다고 한다. 쥐들이 지방조직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쿠르쿠민을 투여한 쥐들은 다른 쥐들에 비해 지방조직의 미세혈관 밀도가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커큐민...운동 후 근육통증도 완화

강황은 통증완화에도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 동의보감에도 강황이 몸 안에 있는 응어리나 종기를 없애주고 혈종을 풀어주며 타박상으로 생긴 어혈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고 적혀 있다.

김성웅 구로제통한의원 원장은 “강황은 몸의 냉기도 없애주고 여성들의 생리불순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며 “실제 강황은 진통효과가 강해 각종 통증의 완화에 사용돼 왔다”고 말했다. 가슴에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 활용되기도 하고, 복통에 사용되기도 하며, 팔이나 등이 아픈 통증에도 강황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 참기 어려운 치통이나 각종 타박상은 물론 산후 복통에도 강황은 요긴하게 할용된다.

실제 연구결과에서도 이같은 효능이 입증되기도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올림픽트레이닝센터의 프란체크 드로브니치 박사 연구팀이 ‘국제 스포츠영양학회’(Journal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강황으로부터 얻어지는 천연의 항산화 색소성분인 커큐민이 운동 후 산화(酸化) 스트레스 및 염증으로 인해 수반되는 근육통을 완화시킨다고 보고했다.

드로브니치 박사팀은 20명의 비교적 활동적인 남성 지원자들을 충원한 뒤 무작위 분류를 거쳐 각각 200mg의 커큐민 또는 위약(僞藥)을 1일 2회 섭취토록 하는 방식을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커큐민을 섭취했던 그룹의 경우 하지(下肢) 부위의 통증이 위약을 섭취한 대조그룹에 비해 훨씬 낮게 나타났다. 근육손상 및 염증의 지표인자 증가도도 커큐민을 섭취한 그룹에서 낮게 나타났다고 한다. 무엇보다 자연발생 근육통이 커큐민을 섭취한 그룹에서 훨씬 낮게 나타났다.

/hanimom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