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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그룹 모태 화약사업 해외서 돌파구
심경섭 화약부문 대표 강조…인도네시아 공장 상업생산 돌입
원료공급 · 제조 · 발파 원스톱처리…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 달성



심경섭 (주)한화 화약부문 대표이사는 지난 2012년 3월 취임 후 2년간 단 한순간도 마음 편한 적이 없다.

한국화약에서 출발한 한화그룹은 석유화학, 호텔ㆍ리조트, 금융업계로 뻗어나갔지만, 정작 화약사업은 갈수록 쪼그라들었다.

특히 국내 건설시장 폭락으로 인해 토목건축에 쓰이는 산업용 화약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터널과 지하철 등 SOC 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국내 산업용 화약 시장은 점점 더 줄어들 판국이었다.

심 대표는 모태인 화약사업을 살리려면 해외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주)한화는 산업용 화약사업의 전체 매출 3000억~3500억원 중 약 5% 가량을 해외 수출로 충당했다. 그러나 화약은 위험물로 인식되고 화약류 단속법에 의한 규제가 심해 해외 수출을 급격히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심경섭 ㈜ 한화 화약부문 대표(왼쪽 두 번째)가 첫 해외 사업장인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을 찾아 운영현황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는 2020년까지 해외에서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진제공=㈜한화]

심 대표는 아예 화약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방안을 떠올렸다. 해외 현지에서 화약 원자재 공급, 화약 제조, 발파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면 그만큼 사업의 부가가치가 커질 수 있다. 한화는 그동안 화약 원자재 공급 및 제조를 주로 하고 발파 사업은 상생차원에서 국내 중소기업에 주로 맡겨왔다. 해외에서라면 그동안 쌓아두기만 했던 화약 발파 역량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9일 심 대표와 (주)한화 임직원들은 지난 2년간 차근차근 준비해 온 해외진출의 꿈을 마침내 이뤘다.

심 대표는 이날 첫 해외 사업장인 (주)한화의 인도네시아 화약공장을 찾았다. (주)한화 인도네시아 법인이 투자해 키데코(KIDECO) 광산에 들어선 이 화약공장은 지난달 첫 시험발파를 하고 최근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한화는 인도네시아 화약공장에서 조만간 연 50억~7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와 해외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2020년까지는 이 공장에서 800억~1000억원까지 매출을 키울 계획이다. 해외 현지공장에서는 그동안 골치를 앓아온 환율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심 대표는 또 호주 및 아시아 전역, 남미지역을 2대 전략지역으로 삼고 앞으로 회사의 제조 및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석탄시장 규모가 크고 앞으로 광산의 성장률도 높은 지역들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미국 다이노, 호주 오리카 등 선도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자들을 영입해 서울 본사와 해외 각 지역에 배치했다.

궁극적으로는 내수시장에 국한된 화약을 대표적인 수출사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계획대로 2020년 인도네시아와 호주, 남미 등지에서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면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이 더 커지게 된다.

이번 인도네시아 화약공장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크다. (주)한화 관계자는 “화약 사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첫 단추를 꿴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사업을 앞으로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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