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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으로 몰린 남경필…그의 최종선택은?
[헤럴드경제=박정규(수원) 기자]그에게는 씻을 수 없는 ‘회한“이었다.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않아 끝까지 감춰왔던 아내와의 이혼소식마저 알려졌다. 군대를 보낸 아들은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폭행 혐의까지 받고 있다. 도지사로 첫 출근했을때 의욕에 넘쳤던 얼굴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가득찼다. 매일 보도되는 언론의 보도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이젠 지쳤다. 을지연습훈련을 받는 장병들을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다. 사생활도 없다. 국회의원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외국으로 떠나 조용해지면 슬쩍 돌아오는 관행적인 ‘수법’도 이젠 할 수 없다. 도지사이기 때문이다.

‘혁신 도지사’의 이미지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도민들이 자신을 보는 시선마저 곱지않다. 연일 사퇴압력은 거세다. 도청은 ‘뒤숭숭’하고 공무원들은 일손을 놓고있다.

지난 19일 아들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허탈한 표정으로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 ‘도지사 아들’에게 있을 수 있는 예상됐던 일이라는 ‘허탈감’은 바이러스처럼 퍼져 갔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아들을 구하기위해 ‘국선변호사’ 대신 능력있는 ‘사선변호사’를 선임했다. 도청 내에서는 “법대로 아들을 처벌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자식을 구하고 싶은 아버지의 유혹을 이길수 없었던 같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아내와의 이혼소식이 알려지자 남 지사의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도지사직을 계속 ‘수행’할지 아니면 ‘퇴진’할지 한번쯤 고민해 봤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취임 직후 모닝을 타고 출근하고, 1박2일 병영체험을 시도하면서 재임기간 중 파격과 혁신을 예고했던 남 지사에게 지금 남은 것이라곤 ‘상처’뿐이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독일식 여야연정 구성에 속도를 낼 자신도 지금 그에게는 없어 보인다.




사실 자식을 군대에 보낸 아버지는 남 지사뿐이 아니다. 이땅, 이나라에는 수많은 아버지가 자식을 군대에 보낸다. 병영내에서 벌어지는 폭행과 성추행 파문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장남 후임병 폭행 사건만 놓고 시작된 ‘자식을 가진 아버지’의 심정과 ‘자식농사가 마음대로 되나’라는 일말의 동정심은 희석되고 있어 보인다. 아들 폭행 소식을 헌병대로부터 통보받고 광복절에 술을 마시고 SNS에 올린 단 한편의 글은 남 지사에게 ‘통한’의 글로 남았다.

그가 SNS에 ‘분위기 짱’이라고 직접 쓴 이 글은 ‘악어의 눈물’이라는 부메랑이 돼 남 지사를 정조준했다.

도청 주변에서는 남 지사가 극단적인 선택도 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일고 있다. 하지만 도지사 자리는 스스로 힘들다고 쉽게 물러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숨는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산적한 도정 업무가 쌓여있고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금 당장에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남 지사는 빠른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이 사건을 지켜본 도민들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지금까지의 보여준 ‘가식적인’ 모습을 모두 내던지고 국민앞에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정치인들의 시간벌기 ‘수법’도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남 지사 주변에서는 “국민들이 그를 벼랑끝으로 내몬 것이 아니라 스스로 벼랑 끝으로 달려갔다는 사실을 남 지사가 잊지말고, 충격을 딛고 정상적인 업무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의 가정사에 국민들도 큰 상처와 충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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