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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대표 ‘電 · 車군단’ 신흥시장서 고전
관세 장벽 · 현지 경쟁 심화 영향…삼성 · LG · 현대차 등 매출 정체


약속된 땅으로 여겼던 신흥시장에서 대한민국 간판 수출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관세 장벽과 현지 경쟁 심화 등으로 이 지역 매출은 줄어들거나 제자리걸음에 그치는 모습이다.

헤럴드경제가 19일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ㆍ기아차 등 4대 소비재 수출기업들의 반기감사보고서를 통해 각 지역별 매출 및 투자현황(비유동자산)을 조사한 결과 신흥국에 대한 투자, 즉 비유동자산은 크게 늘었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년새 중국 내 비유동자산이 3조5000억여 원에서 8조7000억여 원으로 5조2000억원, 148.75%나 급증했다. 시안(西安) 반도체공장 투자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간 중국 매출은 19조3456억원에서 17조8135억 원으로 7.4% 줄었다. 아시아 등 다른 신흥국에서도 이 기간 34.85%나 투자를 늘렸지만 거둬들인 매출은 0.9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큰 범주에서 신흥시장에 속하는 국내에서도 투자를 0.54% 늘렸지만 매출은 10.59%가 줄었다. 반면 미국은 비유동자산이 13.89%나 줄었지만 매출은 6.96% 증가했고, 유럽은 매출이 15.36% 감소했지만 유동자산도 8.15% 줄어 방향성만은 일치했다.

LG전자는 중국에서 비유동자산이 7.71% 줄어드는 동안 매출은 2.9%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지역에서는 비유동자산을 19.29%나 늘렸음에도 매출은 4.41% 줄었다. 북미와 유럽은 3%가량 비유동자산이 줄었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각각 3.13%, -0.43%로 비교적 양호했다.

현대ㆍ기아차는 1년새 신흥국(중국 제외) 비유동자산이 1.89% 늘어나며 몸집을 유지했다. 북미와 유럽에서 각각 8.39%, 8.58%씩 비유동자산이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신흥국 매출은 작년보다 무려 9.66%나 줄었다. 8% 넘게 자산을 줄인 북미와 유럽의 매출이 각각 -2.47%, 0.96% 움직인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국들의 산업역량이 높아지면서 자국제품 수요가 늘어났고, 미국과 유럽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역장벽이 낮아졌지만 신흥시장은 관세 등 무역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아 여러모로 우리 업체에 불리해졌다”며 “하지만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화가 필요한만큼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투자를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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