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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가출청소년 年 20만명 방황…가출소녀 50%“ 性경험”
2만명만 신고…정확한 집계 어려움
61%는 부모와 갈등 때문에 집나와
김해 가출여고생 살인사건 큰 충격

최초 가출연령 13.6세 점점 어려져
가출소녀 22% “성매매로 돈벌었다”


[특별취재팀] “여고생 정아는 집을 나가 개고생을 한다.” 한 포털사이트에 소개된 단편영화 ‘가출’(2012)의 줄거리다. 틀에 박힌 생활을 강요하는 학교, 복잡한 집안 사정을 피해 무작정 가출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이들은 비슷한 처지의 가출 청소년이 모여 지내는 집단인 ‘가출팸’(가출+패밀리)을 통해 숙식을 해결하지만 결국 이곳에서 폭력 등 범죄에 노출된다. 지난 5월 또래 여고생을 잔인하게 살해해 우리사회를 흔들었던 김해 가출여고생 사건도 가출팸 청소년들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가출의 시작은 학업 중단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2년까지 자퇴하거나 퇴학 조치 등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업 중단 청소년’이 약 36만2000명이다.

학업 중단을 사유별로 보면 대안학교ㆍ조기유학ㆍ보호관찰ㆍ질병 등 8만3000명, 취업 5만1000명, 검정고시 준비 3만3000명, 청소년 쉼터 및 아동복지시설 2만5000명 등이다. 그러나 학업중단 사유와 현재 뭘 하는지 파악이 안 된 학업중단 청소년이 17만명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가출 청소년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7~10월 가출 소녀(만 13~19세) 2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출 소녀 중 50%가 현재 학생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이들의 최종학력도 중졸 이하가 55.9%로 가장 높았다.

실제 지난해 6~8월 학업중단 청소년 47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학업중단 후 가출한 청소년이 8.9%로 나타났다.

현재 가출 청소년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경찰 집계에 따르면 한해 가출 청소년 수는 2만여명이지만 이는 부모나 친권자가 신고한 경우다. 


가출 청소년 대부분이 부모의 학대와 무관심 속에 집을 나가, 미신고 가출이 많다는 점에 비춰보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여성가족부는 가출 청소년이 한해 2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최초 가출연령이 2009년 13.9세에서 2011년 13.6세로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도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여성가족부 청소년유해환경접촉종합실태조사(2012)에 따르면 가출 경험이 있는 중ㆍ고등학생 583명 중 61.3%가 가출을 한 이유로 ‘부모님 등과의 갈등’을 꼽았다.

특히 가출 후 청소년이 경험한 문제행동으로는 흡연이 34.6%로 가장 많았고, 음주(27.4%), 절도(9.2%) 등의 순이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가출 소녀 2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7%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첫 성관계 연령은 평균 14.9세였다. 성관계가 있다고 응답한 소녀 중 첫 성관계가 성폭행인 경우가 24.7%에 달했다. 30%의 응답자가 임신경험이 있다고 했고 이들 중 인공임신 중절 수술을 한 경우는 71.4%였다.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2.1%였고 최초로 성매매를 한 나이는 평균 15.5세다. 성매매를 하게 된 계기는 ‘돈을 벌고 싶어서(29.6%)’, ‘잘 곳이 없어서(21.4%)’, ‘배가 고파서(11.2%)’ 순이었다.

민상식 기자ㆍ양영경 인턴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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