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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안남은 방학, 체험학습+스토리텔링으로 풍성하게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전국의 초등학교 여름방학이 빠르게 지나고 있다. 방학을 맞는 설렘도 잠시 학부모들은 막바지를 향해가는 여름 방학에 어떤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자녀에게 필요한 체험활동을 계획하느라 분주하다.

여름방학은 자녀가 학교 아닌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을 확장할 수 있는 시기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장소에서 직접 체험활동을 하며, 간접 경험으로는 얻을 수 없는 보다 값진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미술관ㆍ박물관=부모와 자녀가 방학에 가장 많이 찾는 체험학습 장소로 꼽힌다. 작품 속에 숨어있는 수학적 요소를 찾아보는 활동은 작품 감상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 미술과 수학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수학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작품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림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수학적 요소는 점, 선, 면, 기타 도형들이다. 예를 들어, 점묘화로 유명한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 같은 경우 다수의 ‘점’만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작품을 통해 모양이나 형태를 이루는 기본 단위로써의 ‘점’을 이해하고 나면 수학에서의 ‘점’을 이해하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추상 화가로 유명한 몬드리안의 작품은 선, 면, 도형의 개념을 익히기 좋은 작품이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점, 선, 면, 도형을 찾아보도록 유도하며 아이가 다양한 수학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 도형에 대한 감각과 수학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미술에서 거리감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원근법을 설명해주는 것도 좋다. 당장 완벽하게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작품을 보며 자연스럽게 수학적 공간감각을 키울 수 있다. 보는 위치나 각도에 따라 사물이 어떻게 표현됐는지를 살펴보는 것 또한 작품을 감상하는 집중력과 관찰력을 높여준다.

▶문화재ㆍ유적지=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인 체험학습이 가능하다. 문화재나 유적지를 방문하기 전에 탐방할 지역과 관련한 역사책이나 위인전을 살펴보면 사전 정보가 풍부해져 활동 중에 오가는 대화도 풍성해지고, 그 결과 간과하기 쉬운부분들도 화제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유적지인 경주 여행을 계획한다면 신라시대를 살펴볼 수 있는 역사책이나 선덕여왕, 김유신 등 동시대의 주요 인물에 대한 위인전을 미리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전 정보를 습득한 후 첨성대를 둘러보면 신라시대나 선덕여왕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보다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여행 테마 및 동선을 정해보는 것도 좋다. 예컨대, ‘역사 속 천체 관측’이라는 테마를 만들어 신라시대 천문대인 경주 첨성대, 조선시대 천문대인 관천대, 조선시대 천체 관측기구를 볼 수 있는 세종대왕릉 등을 여행 코스로 선정할 수 있다. 이 장소 다음에 어떤 장소를 경유하는 것이 좋을지 대화를 통해 동선을 미리 그려보면 여행에 대한 적극성이 강화된다.

사전 준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유적지를 둘러볼 때 학부모가 자녀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으로 유도해야 하는 점이다. 첨성대의 구조를 살펴볼 때에도 첨성대의 높이, 음력과 절기를 바탕으로 쌓은 단, 방향을 나타내기 위해 쌓은 돌 등 예상 가능한 질문과 답을 미리 준비하면 흥미를 지속시킬 수 있다.

▶생태체험관ㆍ과학관=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촉감을 느껴보는 등의 체험만큼이나 확실한 학습도 없다. 이 때 부모는 책에서 봤던 과학 지식을 자녀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의 대화를 이끌어주는 것이 좋다.

가령, 자연생태체험관을 방문해 서식지의 물고기, 곤충 등을 살펴볼 때 서식지의 환경적 특징을 묘사해보도록 질문을 하거나 파충류, 이색동물을 만져 본 후 촉감을 표현해보도록 유도할 수 있다. 과학관을 방문해서는 지구에서 어느 거리까지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을지 질문하거나 태양계의 행성을 통해 거리 개념과 큰 수 비교 개념을 설명해볼 수 있다.

자녀가 스스로 느낀 점이나 궁금한 점을 현장에서 직접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사물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가 가능하며 잠재돼 있던 학습 흥미를 일깨우는 데 도움이 된다.

▶마무리 활동으로 정리 습관까지=학습에도 마무리가 중요하듯 체험활동 이후에도 체험 내용을 정리하는 마무리 단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리에는 형식을 따질 필요는 없다.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체험활동을 통해 아이가 새롭게 느낀 점을 자유롭게 정리할 수 있도록 한다.

자녀가 고학년이라면 보고서 형식으로 활동 내용을 정리해도 좋고, 저학년의 경우에는 일기나 편지 등 자녀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형식을 택해 활동 내용을 정리하면 된다. 활동의 방대한 내용을 모두 담기보다는 가장 인상 깊었던 2~3가지의 활동을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떤 점을 새로 알게 됐는지, 이 활동을 통해 어떤 점에 새로운 흥미가 생겼는지,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글로 정리한 후 다시 한 번 말로 표현해보도록 하면 체험활동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게 된다.

이장선 천재교육 스토리텔링연구회 전문연구원은 “한 번의 좋은 경험이 학습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체험활동 속에 ‘스토리’를 접목해 부모와 자녀가 많은 대화를 나눈다면 체험 ‘활동’이 자연스럽게 체험 ‘학습’으로 이어지며 그 효과와 의미가 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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