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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쇼핑] 예쁜데 착하기까지…개념 텀블러
디자인 · 친환경 두토끼 잡은 물통 · 컵 제작…에코준컴퍼니 이준서 대표 “지속가능한 소비제안이 그린디자이너의 역할”
‘오리지널 그린컵’ 3대디자인상 석권…알약모양 ‘퍼블릭캡슐’ IDEA 최고상

버려지면 썩는 옥수수전분 소재사용…환경호르몬 감소 기존제품과 차별화
…수익금 일부 아프리카 우물파기 기부


“환경을 먼저 생각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이 우선입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소비를 도모하는 것이 그린 디자이너들의 역할입니다.”

이렇게 만든 컵과 물통이 세계 유명 디자인어워드를 휩쓸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알약 모양의 물병 ‘퍼블릭캡슐’은 국제디자인어워드인 ‘IDEA’에서 주방제품 부문 은상을 받았다. 

당시 금상 수상작이 없었으니 사실상 최고상인 셈이다. IDEA는 iF디자인어워드, 레드닷디자인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산업디자인어워드로 꼽힌다.

수상 경력으로 치면 앞서 만든 ‘오리지널 그린컵’이 한 수 위다. 2011년 내놓은 컵은 이 3대 디자인어워드를 모두 석권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 컵은 이효리, 수지가 써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준서 에코준컴퍼니 대표는 “지속가능한 소비를 도모하는게 그린디자이너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디자인한 친환경 물병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에코준컴퍼니의 이준서 대표는 그 비결로 우수한 디자인과 그 속에 담은 친환경 메시지를 꼽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첫 반응은 ‘예쁘다’는 것입니다. 선명한 색상과 귀엽고 예쁜 모양이 인상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환경을 위해 우리가 담은 메시지를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입니다.”

기존 친환경 제품들이 검출되는 환경호르몬을 줄이는데 주력했다면, 이 대표는 폐기물 감소에 초점을 맞췄다.

에코준컴퍼니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고 내놓은 첫 제품도 그래서 친환경 텀블러였다. ‘오리지널 그린컵’은 커피전문점에서 쓰이는 테이크아웃 종이컵을 그대로 본따 만들었다. 

티백이 컵 안으로 말려들어가는 불편함을 보완하기 위해 티백고리를 만든 아이디어 상품이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어 컵이 버려진 후에도 자연 분해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땅속 미생물, 온ㆍ습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보통 땅속에 묻히고 5년 후면 분해가 시작된다”고 전했다.

퍼블릭캡슐은 생수 산업이 발전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생수 페트병을 대체하기 위한 제품이다.

“페트병 재활용 비율은 아직 그리 높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페트병은 얇고 가벼워 재활용 비율이 더욱 떨어집니다. 재활용하더라도 또 한번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 구조가 안타까웠습니다.”

이번에는 물병 뚜껑과 몸체 전 부분에 들어가는 옥수수전분 함량을 더 늘렸다. 여타 친환경제품처럼 ‘섞는 체’만 한 것이 아니라 전체의 70%를 옥수수전분으로 만들었다.

알약 모양 물통을 꽂아 세울 수 있는 하단부 투명컵에는 SK케미칼의 바이오플라스틱 에코젠이 쓰였다. 일반 플라스틱보다 다소 비싸지만, 인체에 무해하고 유리처럼 투명한 컵을 만들기 위해 이 소재를 골랐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그중에서도 광고디자인 일을 해 온 그는 국내 그린디자인의 ‘대부’라 불리는 국민대 윤호섭 교수를 만난 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광고는 소비를 촉진하고 폐기물을 양산합니다. 광고 디자이너도 오늘날 지구 환경 악화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지요. 경제 전반을 위해 무조건 ‘소비를 줄이자’고 할 수는 없지만, 디자이너가 좀더 윤리적인 소비를 제안할 수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가 만든 컵과 물병은 지구에도, 인간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 오히려 이웃의 고통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퍼블릭캡슐 한개가 팔릴 때마다 1일치 말라리아 치료제가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제공된다. 오리지널 그린컵의 수익금은 아프리카 우물파기에 쓰인다.

“아프리카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선진국 때문에 가장 피해를 받는 나라에요. 그들의 고통을 덜고, 이 컵을 사용하는 이들이 지구환경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한편, 에코준컴퍼니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디자인코리아(DK2014)'에 참가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디자인코리아는 국내외 최신 디자인 우수제품 2,000여점이 전시되는 종합 디자인비즈니스 전시회로 오는 11월 6일부터 10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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