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치 문제 우선 해결해야”
5·24조치 해제 北반응 지켜봐야

정부가 지난 11일 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북측에 제안하자 5ㆍ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정치적 문제 해결 없이 경제 협력 재개는 불가능하다는 정부 방침에 변화가 없어 실제로 두 이슈가 회담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부당국자는 북측에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사실을 전하면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해 모든 관심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천안함ㆍ연평도 사태 이후 남북 간 경협사업의 중단과 추가 투자를 금지한 5ㆍ24 조치의 해제와 관련 기업들이 줄곧 요청해온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고위급 접촉인 만큼 어떤 의제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해 관련 논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5ㆍ24 조치 해제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경색된 남북 관계를 돌파하기 위해 경제 협력을 재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무력도발에 대한 사과와 상응 조치 없이 5ㆍ24 조치 해제는 불가하다”던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희망섞인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관련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쉽게 결론이 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통일부 최고위 당국자는 “고위급 접촉에서 뭔가 합의를 하거나 타결짓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며 당장 경제 협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 당국자는 특히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 간 회담이나 논의를 해볼 자리가 없었다”며 “북측이 취해야 할 책임 있는 조치에 대해서는 전임 정부부터 일관되게 견지해온 상황에서 북측이 이에 조응하는 분위기나 여건을 만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접촉에서 경협 재개가 의제로 올라오더라도 일단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게 먼저라는 얘기다.

탄도 미사일과 방사포 발사, 나아가 핵 개발 등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한 책임추궁을 먼저하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5ㆍ24 조치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것. 사실상 가능성이 높지 않은 시나리오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