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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지 다이어트 고수 ‘수동적인 집’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충북 괴산군 청천면 평단리 속리산 인근에 눈길을 사로 잡는 건물이 들어 섰다. 인위적이지 않으면서 특이한 외관에 시선이 고정된다. 건물의 겉모습은 딱딱한 직선이 아닌 우아한 곡선으로 이뤄져 있다.

이 건물의 이름은 ‘풀무원 생활습관 힐링센터 로하스아카데미(이하 힐링센터)’다. 풀무원의 연수원인 ‘로하스아카데미’안에 자리 잡은 핫 플레이스이다. 이 곳은 풀무원의 ‘스트레스 제로 하우스’이기도 하다.

힐링센터를 짓는 데 무려 140억원이나 들였다. 힐링센터의 용도는 청소년수련원과 풀무원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생활습관 힐링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자체 사옥도 없는 회사가 사회공헌을 위해 거금을 아낌없이 쏟아 부은 것이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최고의 패시브 하우스 힐링센터 ‘X-파일’=그런데 이 건물은 단순한 연수원이 아니다. 최근 핫 이슈가 되고 있는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다.

패시브하우스는 ‘수동적인 집’이라는 뜻이다.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끌어 쓰는 액티브 하우스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태양열 흡수 장치 등을 이용하여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끌어 쓰는데 비하여 패시브 하우스는 집안의 열이 밖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최대한 차단함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실내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독일에서 1991년 짓기 시작한 패시브 하우스는 기후 변화시대를 맞아 새로운 건축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이 힐링센터가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었던 첫 번째 핵심비결은 열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막아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한 기밀 및 단열 기술이다. 단열효과를 높이기 위해 독일 패시브 협회 인증을 받은 고기밀, 고단열 창호를 사용하고, 방사율이 낮은 3중 로이 유리와 고효율 공조기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건축물에 로하스(건강과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생활방식) 개념을 반영했다. 또한 폐신문지를 활용한 친환경 단열재인 셀룰로오스(Cellulose Insulation)를 외부 단열재로 활용하고 바닥과 지붕에는 300mm로 시공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다. 이 밖에도 옥상에는 정원을 조성해 추가적인 열손실을 막고 주변환경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성했다.


두 번째 핵심 기술은 자동 급배기 시스템이다. 독일 패시브협회 인증을 받은 공조기를 사용해 환기로 인한 열 손실까지 회수하는 등 폐열 회수율을 87%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조명을 사용하고 바닥과 천정에는 온돌원리를 이용한 복사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풀무원 로하스아카데미의 김혜경 부사장은 “이번에 에너지 대상을 수상한 패시브하우스는 ‘인간과 자연을 함께 사랑하는 로하스 기업’ 풀무원의 기업미션과 가치가 구현된 친환경 에너지 고효율 건물”이라며 “앞으로 이 건물은 청소년과 임직원들에게 바른먹거리의 중요성은 물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배울 수 있는 체험공간, 즉 생활습관힐링센터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도 놀란 패시브 하우스 ‘힐링센터’=패시브하우스 ‘힐링센터’는 태양열,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1㎡당 연간 난방에너지 요구량을 9.6kwh로 설계해 기존 연수원 건물과 비교해 난방에너지를 약 88% 절감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패시브 하우스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이며 세계적으로 최상위권 레벨을 자랑한다.

이번에 완공된 패시브 하우스의 설계는 독일의 유명한 생태 건축가이자 패시브하우스 건축가인 게르노트 발렌틴(Gernot Vallentin)이 맡았다. 발렌틴은 기술적인 혁신과 앞선 디자인으로 패시브하우스 분야에서 선구자적인 건축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지난 2012년 독일정부로 부터 패시브하우스를 통한 탄소배출 최소화에 대한 공로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힐링센터는 국내 건축물로는 처음으로 국제 인증기관인 독일 ‘패시브협회(PHI.Passive House Institute)’의 예비인증, 본인증을 모두 받았다. 패시브 하우스 인증은 건축물의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단계에서 받은 예비인증과 시공단계의 본인증 등 3단계로 나뉘는데 풀무원은 이 3단계 인증을 모두 통과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사)소비자시민모임이 주최한 ‘제 18회 올해의 에너지위너상’ 시상식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에너지 고효율 친환경 건축물로 인정받아 최고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자연과 함께 숨쉬는 건축물=힐링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속의 자연이다. 김 부사장은 기본 설계 콘셉트를 3가지로 두고 건축가를 찾기 위해 세계를 샅샅이 뒤졌다.

김 부사장의 3가지 콘셉트는 첫 번째는 자연과 사람이 건물을 매개체로 소통을 해야하며 두 번째는 풀무원의 정신을 반영해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도 바로 새 건물에서 생활할 수 있는 친환경 건축물이어야 했다.


이러한 콘셉트를 가지고 독일의 건축가 발렌틴 초청해 사흘간 토론을 거듭한 후에 만족스러운 기본 설계를 완성했다. 2층 건물에서 바로 야외로 나가고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하고, 건물의 외관을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구현해 건물과 주변의 자연환경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황토 및 폐신문 등 자연재료를 활용해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설계했다. 건물의 옥상도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바로 산책로로 연결되었으며, 건물 전체가 자연과 소통할 수 있도록 자연스런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 패시브 하우스는 풀무원 임직원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공동체 정신과 바른먹거리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친환경 체험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며 “ 또 지역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어린이 과학교실을 운영하고 다문화 가족 및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바른 먹거리 바른 생활습관’체험 프로그램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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