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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국내 식품산업 옆만 보이고 앞은 안보인다
오비·금복주 등 주류기업만 강세
中식탁 한국산점유율 1%도 안돼
R&D비중확대·스타상품 발굴
글로벌 신시장 개척이 신성장판


국내 식품산업이 덩치만 커지고 영업이익률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성장판이 닫힌 형국인 셈이다. 

11일 헤럴드경제가 최근 3년간 매출 기준 500대 식품기업(제조업 및 외식기업)을 조사한 결과 매출은 늘어났지만 실제 체력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정체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식품기업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77조586억원, 영업이익은 4조86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3%를 기록했다. 전년에비해 매출액 1%, 영업이익 4% 증가에 그쳤다. 2012년에 각각 9%, 6% 증가한 것보다 급격한 둔화세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011년 5.3%, 2012년 5.1%로 큰 변화가 없었다. 국내 식품 산업의 영세성을 고려해 상위 50대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만을 분석해도 결과는 유사했다. 영업이익률은 5.9%로 다소 높았지만, 2011년 영업이익률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오히려 지난해 상위 25개 식품기업중 8곳은 매출액이 감소했다. 

식품산업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녹록치 않았던 셈이다. 올 초 발표된 농림축산식품통계연보에서도 음식료품 제조업의 부가가치율은 2011년 34.3%로 전년대비 1.3%p 줄어들었다. 이 수치는 2008년 40% 이하로 내려온 뒤 줄곧 하락세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오비맥주(31.84%)였다. 최근 3년간 30%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보였고 금복주(28.13%), 무학(25.62%) 등 주류기업의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로쏘(27.62%)가 돋보인다. 로쏘는 동네빵집의 신화로 불리는 성심당을 운영하는 회사다. 

한편 매출성장률이 높은 기업은 인수ㆍ합병 등의 요인을 제외하면 오뚜기, 동원 F&B, 매일유업, 스타벅스코리아 등이 눈에 띈다. 이들 기업은 시장에서 먼저 알아본 덕에 주가상승률도 높았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상은 지속적인 구조조정 효과, 오뚜기와 동원 F&B는 부진을 딛고 일어선 턴어라운드가 주가상승의 주요인”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신성장동력을 만든 개별기업의 가치가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 외에 전반적인 식품업계 성장이 정체되면서 내수산업을 넘어 적극적 해외진출을 주문하는 목소리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일부가 해외 진출에 성과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식품기업들과 겨뤄야 하는 세계무대에서는 아직 경쟁력이 낮다. 포브스(Forbes)지 선정 2000개 기업 중 음식료품 관련 기업은 114개나 되지만 100위권 안에 든 국내 기업은 CJ(82위), KT&G(96위) 밖에 없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인구 감소 추이로 인해 앞으로 일본처럼 더욱 힘들어질 전망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가장 뜨는 시장인 안 될 중국 시장에서도 국내 식품기업의 활약은 미미하다. 

중국의 전체 수입 식품 중 한국산의 규모는 지난 해 7억25000만 달러로 증가중이지만 점유율은 2000년 1.46%, 2005년 1.17%, 2013년 0.76%로 오히려 감소 추세다. 

이에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한 식품기업들의 노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기업들의 홍보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적다”며 “기업이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타 상품 발굴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식품기업의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2년 0.69%로 전체 제조업체 평균(3.09%)과 비교하면 1/5 수준에 불과하다. 

이 교수 또한 정부와 기업이 함께 R&D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식품의 시장수명이 짧아지면서 더욱 투자를 안하고, 히트상품을 모방한 미투(Me-too)제품이 넘친다”며 “우리 식품 기술력이 낮지는 않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미원이 인도네시아에서 잘 나가는 사례처럼 기존 제품도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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