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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교황님 소소한 일정까지 완벽 준비”
- 교황 한국여정 관리 코스모진 정명진 대표
몇m 이동도 리허설 반복…의전전문인력 육성시스템 구축 필요


“교황께서 마음 편히 당신의 고귀한 뜻을 전달하시도록 하려면 에스코트와 의전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대한민국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말씀을 전하고 보람찬 한국 여정이 되도록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일정 중 일부 동선의 의전 계획을 담당한 외국 VIP 전문 여행사 ‘코스모진’의 정명진<사진> 대표는 “음지에서 일하지만 이렇게 보람찰 수가 없다”는 말로 교황 모시기에 참여하는 영광을 표현했다.


코스모진의 임무는 밀착 의전은 아니고 의전 방법과 교통, 이동 동선과 관련한 부분 계획을 짜는 것이지만, 정 대표는 수차례 현장 답사를 하고, 불과 몇 m의 작은 이동 구간이라도 거듭 리허설하도록 당부하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외국 VIP를 모시다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가끔 직면할 수 있고, 수행을 책임진 사람이 순발력있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중동지역 젊은 왕족은 비즈니스를 마친 뒤 강남 거리 방문, 노화예방 클리닉 등을 두루 경험하면서 2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 문제는 쇼핑과정에서 카드한도가 초과했고, 정대표는 즉시 1억원을 이 왕족에게 빌려줘 위신을 지켜줬다고 한다.

몇 년 전 나이지리아 국방장관을 지낸 한 석유재벌 부부는 국내 비즈니스를 마친 뒤 출국하려다 이륙 3시간전 갑자기 “어제 반찬으로 먹었던 ‘고소하고 달콤한 작은 물고기’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멸치볶음’이었다. 정대표는 부랴부랴 여러 유통매장의 식품코너를 수소문한 끝에 출국 직전 그의 손에 들려줬고, 이 석유재벌은 “코스모진 때문에 한국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교황께서 국내 VIP를 만나거나 큰 행사를 주재하는 주요 일정보다는 작은 일정에서 의전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면서 “예상외의 어떤 주문이 나올지 몰라, 늘 촉각을 세우며 비상 대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글로벌 VIP를 의전하는 전문인력 양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코스모진 관광아카데미를 개설해 올 7월까지 국제감각과 한국 역사 문화 경제 웰빙 분야 소양을 갖춘 글로벌 관광 전문인력 1000여명을 배출했다. 강사들은 실무경험이 풍부한 국내 관광분야 교수진들로 꾸렸다. 그는 사단법인 ‘컨시어지(특급호텔 고객안내요원)협회’도 주도하고 있다.

정 대표는 “세계 속의 한국 위상이 높아지는 가운데, 관광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커 나가고 있지만,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전문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관광 업종에서도 가이드, 오퍼레이터, 마케터 등 세분화해 보다 체계화된 전문가 육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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