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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식 지키려는 母情…엄마들 정치참여 불러”
新앵그리맘 폭발사회…전문가 시각은
세월호 · 軍문제 등 분노·자각 유도…정부 불신에 직접 ‘돌봄기능’ 가동
전문화 조직화 돼야 폭발력 배가…“현실과 동떨어진 이상론” 시각도


생떼같은 자식을 잃은 엄마들이 거리 밖으로 뛰쳐나오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이 ‘정치의 단절’을 경고하고 나섰다. 각종 불감증에 사로잡힌 사회에 대한 엄마들의 ‘세상밖 경고’라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선 긍정과 부정이 교차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국 곳곳에서 궐기하면서 새로운 집단세력을 형성하는 ‘신(新)앵그리맘’ 흐름을 ‘국가가 하지 못하는 ‘생명정치’를 직접 하려는 엄마들’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집단화 되지 못하고 개인의 차원에서 머물 경우 국가에 대한 불신만 커질 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종갑 건국대 몸문화연구소장은 11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월호 침몰, 윤일병 구타사건 등을 통해 엄마들이 내 자식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라며 최근의 신인류 앵그리맘 등장 배경을 설명했다. 김 소장은 “복지국가가 들어서면서 엄마들이 자신이 전담했던 가정돌봄기능을 국가로 이전했다“며 “이렇다면 국가는 출산비용을 지원하는 등 내 자식의 생명을 지켜줄 것이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은 국가가 이런 신뢰를 스스로 깼고, ‘엄마들의 분노와 자각’을 유도했다는 것이 김 소장의 분석이다. 

하지만 앵그리맘의 파워가 실제로 현실정치에까지 영향력 행사로 이어질 수 있는 가에 대해선 회의적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재보선 결과를 보면 앵그리맘의 영향력은 전무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세월호 사건을 겪었는데도 선거 결과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는 것은 앵그리맘이 현재의 정치권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기능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국민들의 일상생활의 요구를 구체화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집단인 앵그리맘이 실제로 건전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앵그리맘의 조직화ㆍ집단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 상에서 지역별로 유행하는 각종 학부모 커뮤니티에서의 의견 취합이 일부 학부모를 앵그리맘으로 만들어 거리로 끌어냈듯이, 자신의 목소리를 조직화해 정치권에 전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상엽 건국대 인문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온라인 상에서 의미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유럽처럼 시민사회단체로 발전하지는 못하더라도 한국 특유의 빠른 SNS 등을 통해 감성적이고 직선적인 문화로 발전시킨다면 향후 큰 의미를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현재로선 이상론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송재룡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안전불감증에 갇혀 있는 사회가 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그나마 앵그리맘들이 제기하고, 실행하려 한다는 면에서는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이같은 일이 이상적이지는 않은 것”이라고 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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