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미국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난 백악관 관계자가 다음달 재차 할머니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다.

지난달 30일 위안부 할머니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한 폴렛 애니스코프 백악관 대통령 부보좌관 겸 공공업무국장은 다음 달 중으로 위안부 할머니들과 후속 면담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면담에 관여했던 소식통들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애니스코프 국장은 지난달 백악관에서 이옥선(87), 강일출(86) 할머니와 만나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스런 과거를 듣고 눈물까지 흘렸다.

2차 면담에는 친한파인 민주당 마이크 혼다 연방 하원의원, 미국 내 한인 시민단체인 시민참여센터 등이 실무준비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면담은 본격적으로 일본에 외교적 압박을 주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시민사회파트뿐만 아니라 외교안보라인까지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면담 때 배석했던 시민참여센터 김동석 상임이사는 “지난번 면담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문제를 제기해 시민사회파트에서 이뤄졌다”면서 “외교안보파트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 성과가 계속 이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움직이면 대일 외교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국무부 역시 따를 수 밖에 없다. 지난달 백악관이 피해자 할머니들을 면담한 바로 다음날 국무부 역시 이들을 만난 바 있다. 따라서 백악관의 2차 면담을 전후해 국무부도 후속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지난 1월에 2014년 통합세출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미국 행정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에 주목하며 백악관이 두 번이나 피해자를 면담하는 상황에서 국무부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OHCHR)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일본은 전시 성노예 문제에 대해 포괄적이고 공평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실패했다”면서 “이른바 위안부로 알려진 피해자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수십년이 지난 이후에도 여전히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필레이 대표의 성명 내용은 유엔 인권 메커니즘 차원에서 일본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포괄적이고 강력한 수준의 메시지로, 일본 정부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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