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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해외] 돈보다는 야망? 우리가 몰랐던 아부다비 왕자 만수르…
[특별취재팀=민상식 기자]‘만수르 효과’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만수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7개 토후국 가운데 하나인 아부다비 왕가의 왕자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44)이다. 그의 사진을 휴대전화 등에 저장하면 돈이 잘 들어온다는 속설까지 퍼지고 있다. 부(富) 상징 만수르는 최근 국내 한 개그프로그램의 소재가 되면서 그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저 막대한 오일머니를 흥청망청 쓰면서 부를 과시하는 중동의 부호 정도로 여긴다.

만수르는 아랍 지역에서 상당히 존경받는 정치인이자 큰 야심을 가진 인물이다. 아부다비산 원유는 우리 석유 수입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아부다비 석유 생산에 만수르가 크게 관여하고 있다.

▶만수르의 재산은 34조원=현재 알 나얀 가문은 UAE 요직을 두루 차지해 아부다비의 석유 생산을 통솔하고 있다. 특히 알 나얀 가문의 대표적 인물이자 UAE 초대 대통령 ‘셰이크 자예드 빈 술탄 알 나얀’(1918~2004)의 20여명의 아들 중 만수르를 포함한 세명이 아부다비 국부펀드를 장악해 막대한 부를 쌓고 있다.

세계 3대 국부펀드로 자산규모 608조원에 달하는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자산규모 93조원의 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는 자예드의 첫째 아들이자 만수르의 배다른 형제인 셰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얀(66) UAE 대통령이 지배하고 있다. 

만수르, 만수르 부인, 만수르의 자녀들

자산규모 63조원인 무바달라개발공사(MDC)는 자예드의 셋째 아들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얀(53)이 의장을 맡고 있다. 다섯째인 만수르는 자산규모 71조원의 국제석유투자공사(IPICㆍ아부다비) 위원회 의장과 UAE 연방정부 소속 국부펀드인 에미리트투자청(EIAㆍ자산규모 16조원)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사실 아부다비 석유를 장악하고 있는 알 나얀 가문의 재산을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제시장의 원유값에 따라 알 나얀 가문이 갖고 있는 부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 대략적으로 가문의 전체 재산이 약 1000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문 구성원의 개인 재산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만수르의 개인 재산이 약 34조원, 만수르의 형인 할리파의 재산이 16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만수르의 장인이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65) UAE 부통령 겸 국무총리의 재산도 약 4조원으로 추정된다.

▶만수르는 2인자, 형제만 30명=알 나얀 가문은 1700년대부터 아부다비를 통치해왔다. 1958년 해저유전이 발굴된 뒤 1970년대 막대한 오일머니를 통해 가문 재산 1500억달러(약 155조원)를 축적했다.

아부다비의 원유 매장량은 980억배럴(전 세계 매장량 6위)로, 배럴당 평균 생산단가가 전세계 평균의 10분의 1 수준으로 경제성과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수르의 아버지 자예드는 6명의 아내 사이에서 첫째 할리파 등 30~33명의 자식을 낳았다.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 등의 따르면 자예드의 아들은 19명, 딸이 11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처럼 아랍의 왕족은 여러 명의 부인을 두고 있기 때문에 알 나얀 가문 구성원은 현재 3000여명 정도로 파악된다.

아부다비의 통치자는 만수르와 22세 차이가 나는 그의 형 할리파다. 아부다비 석유수입금의 분배는 최고석유위원회(SPC)와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결정하는데, 이 두곳의 의장을 할리파가 맡고있다. 실질적으로 아부다비 석유를 할리파가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할리파의 권력을 잘 보여주는 것이 828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이다. 이 빌딩의 완공 전 이름은 부르즈 두바이였으나 건설 중 재정상황이 어려워져 두바이는 아부다비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이후 이 빌딩의 이름은 아부다비의 통치자 할리파의 이름을 딴 부르즈 할리파로 변경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만수르

할리파는 동생 만수르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자예드의 사망으로 할리파가 2004년 11월 UAE 대통령이 된 후 할리파는 다음해인 2005년부터 만수르를 UAE 주요자리에 앉히고 정치에도 참여시켰다.

만수르는 2005년 SPC 위원, ADIA 최고위원, 국제석유투자공사(IPIC) 위원회 의장으로 임명된다.

2007년에는 에미리트투자청(EIA)의 회장이 되면서 만수르는 석유수입금 분배에 큰 힘을 행사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갖게된다. UAE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국내 대학생들에 따르면 만수르는 UAE 부총리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등 아랍 지역에서 상당한 존경을 받는 정치인이다. 만수르 UAE 부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5월 한국형 원전 원자로 설치 행사를 위해 UAE를 방문했을때 정부를 대표해 박 대통령을 영접하기도 했다. 


만수르는 현재 형 할리파를 따르는 2인자이지만 경제ㆍ정치적으로 큰 야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UAE대학교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나의 야망은 원대하고 끝이 없다. 지금까지 맨체스터시티FC가 거둔 성공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축구에도 관심이 많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시티를 인수한 후 2조원가량을 쏟아부어 구단을 우승팀으로 만들기도 했다. 지난 2008년 맨시티 인수 직후 그는 “진정한 부(富)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만수르 이름의 뜻은 ‘승리’=아랍식의 긴 이름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에서 그의 진짜 이름은 만수르다. 이름 앞에 붙은 ‘셰이크(Sheikh)’는 아랍권 지배계급 남성 이름에 붙는 칭호다. 아랍인들은 ‘본인 이름-아버지 이름-(할아버지 이름)-가문 이름’ 순으로 이름을 짓는다. 빈 자예드는 자예드의 아들이라는 뜻이고, 알 나얀은 ‘가문의 이름’을 의미한다.

만수르라는 이름의 어원은 아랍어 단어 ‘나스르(nasr)’에서 온 것으로 ‘승리를 거둔’(victorious)이란 뜻을 갖고 있다.

만수르는 학창시절 아부다비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19세였던 1989년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녔다. 


그러나 유학 당시 영어회화는 잘 했지만 학과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는게 주변의 평가다. 위키리크스는 만수르의 대학교 성적에 대해 ‘poor’라는 표현을 썼다. ‘좋지 않았다’ 보다는 ‘형편없었다’ 쪽에 가까운 표현이다.

그는 이어 1993년 명문대학인 UAE대학교에서 국제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다음해인 1994년 만수르는 두바이 공주인 셰이카 알리아 빈트 무함마드 빈부티 알 하메드와 결혼해 같은해 첫 아들 자예드를 낳았다.

2005년에는 두바이 통치자인 무함마드 UAE 부통령의 딸인 셰이카 마날 빈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과 결혼해 딸 둘과 아들 둘을 낳았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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