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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경찰 불신 해소…신뢰 회복 나선 강신명 내정자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걷잡을 수 없이 땅에 떨어진 위상을 올려놓자.”

경찰에 특명이 내려졌다. 이는 향후 경찰 행정의 포인트다. 이것은 새 경찰 수장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당분간 경찰은 세월호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부실 수사로 인해 톡톡이 당한 망신을 만회하고, 국민 신뢰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강신명 경찰청장 내정자는 6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이라며 이같은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조직 쇄신을 통해 신뢰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다.

이성한 경찰청장이 전날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은 유 씨 일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잇단 실책에 대해 경찰 총수로서 더이상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찰은 유 씨 일가 수사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수사초기 단계부터 검ㆍ경은 해묵은 자존심 다툼에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여러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경찰은 유 씨의 장남 대균 씨 검거 과정에서도 검찰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신경전을 벌였다.

최근에는 유 씨가 은신했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의 ‘비밀공간’에 대한 제보 전화를 받고도 묵살한 사실이 드러나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결국 5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검ㆍ경을 강하게 압박했고, 이것이 경찰 수장 교체와 탈태환골 주력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이 “시신이 최초 발견된 부근에 신원을 추측할 수 있는 유류품들이 많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검ㆍ경이 이를 간과해서 40일간 수색이 계속됐고, 그로 인해 막대한 국가적 역량을 낭비했고,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고 지적함으로써 비판적 여론과 함께 형성된 무거운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유 씨는 사망했지만, 경찰은 그동안의 도주 행적과 구체적 사인을 밝혀내야만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다.

이에 일처리가 꼼꼼한 것으로 정평이 난 강 내정자가 조직 쇄신의 적임자로 꼽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직관리에 능하며 부하 직원들과 잘 어울리는 외향적인 성격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다.

그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을 맡을 만큼 신망이 두텁다. 강 내정자를 통해 경찰 조직 분위기 쇄신에 나섰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청와대와의 친근성이 약점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가 청와대 비서관에서 서울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경찰청장에 내정된 것은 청와대가 경찰 조직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비춰지기도 해 국민여론 방향을 속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등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검ㆍ경간 갈등을 어떻게 조율해나갈 지 강 내정자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의 행보가성공하면 경찰의 위상은 회복되겠지만, 반대의 경우엔 더욱 뿌리깊은 불신을 낳을 수 있어 보인다.

한 경찰청 간부는 “유 씨 일가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미흡한 초동 수사 실패로 큰 타격을 입었다”며 “앞으로 수사과정에서 한점 의혹이 없도록 조직을 쇄신함으로써 경찰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어내는 게 신임 청장의 숙제”라고 평가했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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