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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할롱 경로, ‘북태평양고기압 뚱뚱해지느냐 홀쭉해지느냐’ 관건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남부지방을 중심으로 10여명의 사상자를 낸 나크리보다 훨씬 강력한 비바람을 머금은 제11호 태풍 할롱(HALONG)이 북상하면서 이 태풍이 일본 열도로 빠져나가느냐 아니면 한반도를 지나가느냐에 대한 관심이 높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 기준 오키나와 남남동쪽 해상에 위치한 할롱은 태풍 강도 구분의 4단계 가운데 3번째로 강한 ‘강’(최대풍속 초속 33m이상 43m미만)으로 분류된다. 크기는 중형(강풍반경 300㎞이상 500㎞미만) 태풍이다.

태풍 할롱은 그러나 서서히 북상하면서 내일인 7일부터 바람이 강해져 태풍 강도가 가장 센 ‘매우 강’으로 그 위력이 세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할롱이 일본 열도 쪽으로 빠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자료에 따르면 역대 태풍의 평균경로는 월별로 조금씩 다르다. 초여름에는 태풍 경로가 중국 쪽을 향해 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늦여름과 초가을에는 그 경로가 서서히 일본 쪽으로 치우친다. 우리나라는 그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사진=태풍의 월별 평균 진로/국가태풍센터 제공]

이것은 태풍이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일본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우리나라 여름 기후 대부분을 결정하는 북태평양고기압(아열대고기압)의 서쪽 가장자리 부분을 타고 도는 식으로 진행한다.

6월 태풍은 세력이 커져 뚱뚱해진 북태평양고기압에 밀려 중국 대륙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7월 태풍은 이 고기압이 다소 약해져 쪼그라들면서 태풍이 더 작아진 이 고기압의 궤적을 타고 돌아 중국 연안을 향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8월 중순에서 9월 초까지 태풍의 경로는 이 고기압의 확장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8월 중순 이후부터 9월초가 되면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조금씩 약화돼 일본 열도 부근까지 움츠러들게 되므로 이 가장자리를 타고 우리나라 쪽으로 진행해 오는 일이 많다.

결국 이번 태풍 할롱을 비롯해 8∼9월 접근하는 태풍들이 우리나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의 관건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져 뚱뚱해지느냐 아니면 약해져 홀쭉해지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올해 우리나라를 습격한 태풍은 7월에 벌써 2개(너구리ㆍ나크리)다. 이는 평년(1981∼2010) 평균 1.2개에 비해 많은 것이다. 역대 태풍의 평균 경로와 비교하면, 태풍은 일찍부터 중국보다는 우리나라 쪽으로 끌어당겨진 경로를 밟은 것이다. 이 역시 올해 6∼7월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쪼그라들면서 가장자리가 우리나라쪽에 위치했고 이에 따라 태풍이 한반도를 덮쳤다는 것이다.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쪼그라들면 태풍 할롱은 일본 쪽으로 치우치겠으나 확장되면 우리나라 남해안과 동해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고기압 세력은 기온에 따라 그날그날 변덕을 부리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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