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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메룬 르포] 에볼라 확산 우려 속 평시 유지…대사관 교민 보호에 나서
[헤럴드경제=이태형(바멘다=카메룬) 기자] 서부아프리카권에 속하는 카메룬도 에볼라바이러스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일(현지시간) 두알라 공항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에 대한 입국 심사가 훨씬 엄격해졌다. 비행기를 환승했던 에피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공항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민간단체로 현지 아동 지원에 나섰던 NGO단체 관계자들도 카메룬 내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음에 당황했다. 3번째 카메룬을 찾은 마호길 KAF(한-아프리카 교류협회) 회장은 “이전에는 쉽게 통과됐던 아동 후원 물품들에 대해 세관이 까다롭게 심사를 했다”며 “대사관으로부터 정식 공문까지 요구하며 물품리스트를 일일히 확인하고서야 통관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두알라에서 바멘다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경찰의 검문이 예전에 비해 강화됐다.

바멘다는 두알라에서 북쪽으로 350km 떨어진 북서부주(‘주’자 한자변환)에 위치해 있다. 카메룬 제1상업도시인 두알라와 수도인 야운데에 비해 현재 에볼라바이러스로 수백명이 사망한 기니와 라이베리아에 더 근접한 도시이다. 카메룬 경찰은 두알라에서 바멘다로 이동하는 모든 차량의 탑승자에 대해 행선지와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고 차량 내 소화기 구비 여부까지 꼼꼼히 확인하며 통행자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고향이 바멘다인 현지 코디네이터인 크리스(37)씨는 “경찰이 나이지리아에서 넘어오는 불법체류자를 상시 단속해 왔지만 한두달 전만 해도 이정도로 엄격하진 않았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바멘다 현지 시민들은 아직까지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3일 일요일을 맞은 바멘다는 아침부터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했고 좌판이 늘어선 전통시장도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한 활동이 자유로웠다. 전통공예품 축제를 위해 시 관계자와 카메룬 국영방송국인 crtv 스태프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4일 월요일 새벽에도 조깅을 하는 운동복 차림의 시민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바멘다는 평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카메룬 현지 언론은 3월부터 9월까지 우기를 맞아 수해복구현장과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 전달 뉴스를 중심으로 보도했다.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사망자 현황을 TV화면 하단자막으로 짧게 전하고 있었다.

4일(현지시간) 카메룬 바멘다시 전통시장은 오전부터 사람과 차량으로 북적이고 있다

지역 신문인 더타임즈저널 정도가 “지난 7월25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치명적인 질병의 희생자가 사망했다”며 “카메룬 정부는 나이지리아처럼 정교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 피해자를 셀 수 없는 정도의(of incalculable proportions) 비극과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카메룬 공중보건부 질병예방과 오크웬 박사는 “아직까지 카메룬 내 공식 보고된 감염자는 없다. 정부는 라디오와 TV를 통해 사람들에게 야생동물을 먹지 말 것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와 카메룬간 자유 통행이 가능한 구역은 폐쇄되지 않았고, 세관 공무원들은 야생동물 포획을 눈감아주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에볼라바이러스가 나이지리아-카메룬 국경을 넘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카메룬 대사관은 교민 보호를 위한 조치에 나섰다. 주카메론 한국대사관의 권경익 영사는 “사망자가 나온 나이지리아에 인접해 있어 카메룬 내 에볼라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가급적 현지인과의 접촉을 자제해 줄 것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지난주말 야운데와 두알라에서 코이카 의료진의 지원을 받아 건강상담회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현재 카메룬에는 야운데 일대 100명, 두알라 일대 50명 등 150여명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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