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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음악 듣고 토크 콘서트하고…그림만 휙 보는 갤러리는 재미없죠”
음대출신 미술인 청안갤러리 윤선영 대표 인터뷰
“기존 갤러리들이 하고 있는 것을 하지 않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 6월 정동에 문을 연 청안(靑岸)갤러리 윤선영(51) 대표는 국내 미술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경력 3년차 갤러리스트다. 화려한 외모로 어딜 가도 한눈에 시선을 끄는 윤 대표는 외모만큼이나 시원시원한 성격에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기존 갤러리들과는 완벽하게 다른 갤러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림만 휙 보고 가는 갤러리는 재미없잖아요. 밥도 먹고 차도 한잔 마시면서 그림 이야기 하고…. 폐쇄적인 공간으로써의 갤러리가 아닌 클래식 음악 들으면서 토크 콘서트도 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만들겁니다.”


윤 대표의 ‘전공’은 클래식 음악이다. 한양대 관현악과를 졸업하고 평택시립교향악단의 창단 멤버로 활동하는 등 20여년의 무대 경력을 갖고 있는 윤 대표는 그 때부터 이어온 인연으로 현악 4중주, 성악 솔리스트, 목관 5중주 등 언제 어디서든 ‘콜’하기만 하면 함께 연주회를 열 수 있는 ‘악단’도 갖고 있다. 그는 이 악단들과 함께 갤러리에서 소규모 클래식 공연을 열기도 한다.

그런 그가 미술계에 입문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반포의 한 전시회에 초대받아 놀러 갔다가 갤러리 대표로부터 운영 제의를 받은 것. 주저하던 윤 대표는 6개월의 시간을 번 후 부지런히 미술 공부를 하러 다녔다. 회화부터 조각, 설치미술, 비디오아트까지 전시회란 전시회는 다 찾아 다녔다.

그렇게 50을 앞둔 나이에 미술계에 첫 발을 딛게 된 윤 대표는 KDB대우증권 갤러리(역삼동)의 전시 기획자로 일하게 된 것은 물론, 정동에 개인 갤러리까지 열게 됐다. 게다가 올해안으로 경기도 양평에 830㎡(250여평)에 달하는 미술관급 갤러리를 열 계획이다. 양평 갤러리는 현재 내부 인테리어가 한창이다.

3년차 갤러리스트로서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윤 대표에게 든든한 재력가나 후원자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결국 사람이 하는 일에는 인연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디서든 ‘대장’ 노릇을 자처하는 열정적인 성격 덕분에 지인들 사이에서는 ‘마당발’로 통할 만큼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후원하는 여성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인 ‘본포럼’의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공성훈(49) 작가의 전시회를 기획했던 것도 그런 소중한 인연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2013년 ‘올해의 작가상’에 선정한 작가의 개인전을 경력 2년도 안 된 갤러리스트가 기획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미술계가 많이 힘들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왜 힘들다는 건지…. 애초에 돈 벌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라서 그런가? 저는 힘든 줄을 모르겠어요.”

그는 김선형, 신종식 작가의 개관전 이후 두번째 전시로 문형태 작가의 작품들을 청안에 걸었다.

그림 한 점을 사는 고객이라도 그 고객의 집까지 직접 찾아가 집에 어울리고 가족들에게 어울리는 작품을 추천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윤 대표는 최근 해외 대사관이나 외국 문화원 관계자들도 직접 만나며, 국내 작가들을 해외에 알리는 ‘미술한류’의 방법론을 찾고 있다.

“실력있는 한국의 작가들을 해외에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윤 대표에게 다른 갤러리스트들도 으레 하는 말이라고 하자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래요? 그런데 저는 한다면 합니다. 말이 곧 행동이 되는 사람이니까요.”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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