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데이터랩] 대한민국 소방관들에게 힘을!!

매일 5,329회 출동·주당 56시간 근무…마스크·방화두건 등 필수장비 태부족

연간 7.8회 극심한 외상사건 노출
10명중 4명은 ‘심리적 장애’로 고통…해마다 6~9명 자살·평균수명 58.9세

[특별취재팀] ‘신이시여! 아무리 강력한 화염속에서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 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중략)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제가 목숨을 잃게 되면 당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소방관들 사이에 ‘복무신조’처럼 회자되고 있는 ‘어느 소방관의 기도’라는 제목의 시다. 1958년 미국의 스모키 린이라는 소방관이 화재 진압중 3명의 아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을 시로 표현했다.

얼마전 발생한 소방헬기 추락사고로 아까운 소방관들이 명을 달리하는 일이 또 반복되면서,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 문제가 국가적인 이슈로 떠올랐다. 유난히도 사건사고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이를 수습하기 위해 매번 묵묵히 출동하는 ‘대한민국 소방관’들의 근무환경은 실제 열악하기 그지 없다.

화재 및 안전사고, 인명구조 등으로 지난해 총 194만5000여건이 넘는 소방관들이 출동이 이뤄졌다. 매일 5329건의 출동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소방관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주당 56시간으로 월평균 240여시간에 이른다. 일반직 공무원들의 평균 170여시간을 훌쩍 넘는다. 반면 그들이 받는 위험수당은 한달에 5만원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그들을 지켜줘야할 장비도 부족하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전체 인원대비 방화두건은 11.3%가 부족하다. 안전화는 7.5%, 장갑은 4.5%, 마스크 29.4% 등 화재 진압의 필수적인 기본장비들이 인력대비 모자란 상황이다.

하지만 장비부족이나 적은 수당보다 소방관들을 괴롭히는 것은 ‘참혹한 기억’이다. 올해 이뤄진 ‘전국 소방 공무원 심신건강 평가’에 따르면 소방관들은 1인당 평균적으로 연간 7.8회 정도의 극심한 외상사건에 노출된다. 그렇다보니 소방관의 39%는 자신이 심리적 장애가 있다고 느낀다. 반면 그들 가운데 1년이내에 ‘자비를 들여서라도’ 치료를 받는 인력은 10%선에 그친다.

이때문인지 매년 6~9명 정도의 소방관들이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실정이다. 정신적 충격, 순직 등으로 소방관들의 평균 수명도 58.9세에 그친다.

우리나라 소방관의 처우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좋지 않은 편이다. 우리나라 소방관 1인이 관리해야 하는 시민의 숫자는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1341명이다. 인구가 많은 미국이 1075명이고, 직접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일본이나 홍콩이 800명 선인것을 감안하면 우리의 수치는 유독 높아 보인다.

임금 수준도 낮다. 우리나라 소방관들은 평균적으로 3000만~4000만원 사이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미국 소방관들의 평균 연봉은 4만5600달러(약 4700만원) 수준이고, 중간 관리자격인 소방대장의 평균 연봉은 7만3000달러(약 7500만원)에 이른다. 각종 수당 등을 통해 10만달러(약 1억원) 이상을 받는 소방관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소방관에 대한 인식이 좋다. 젊은 여성들이 뽑는 가장 멋진 남자직업 순위에서는 매년 1ㆍ2위를 독점하고 있고, 어린이들이 되고 싶은 직업 순위에선 10위권 밖을 벗어난 적이 없다.

sw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