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우리는 적진으로 뛰어들었다”

김포에 출마한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의 한 캠프 관계자가 최근에 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지지층이 옅은 신도시를 공략하기 위해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후보 사무소가 위치한 고촌읍에서 집중 유세하고 있다고 밝혔다.

7ㆍ30 재보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격전지인 수도권에 출마한 후보들이 자신들의 취약점을 최소화하는 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막판 들어 단 하나의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지금까지 쌓은 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선거 중반까지 서울 동작을에서 안정적인 우세를 점했던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는 야권 단일화 바람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나 후보의 최대 약점은 야권 표가 결집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실제 새누리당에서도 정의당 노회찬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성사된 후 판세가 박빙우세로 전환돼 나 후보 우위가 한풀 꺾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나 후보는 “생각도 다르고, 정책도 다르고, 이념도 다른 정당이 연대한다”며 “동작을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는 없고 오로지 정의당 후보만 있을 뿐이다”라고 단일화 명분을 깎아내렸다.

야권도 내부 상처가 아물지 않은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략공천으로 한 차례 갈등을 겪은 뒤 기동민 전 후보마저 돌연 사퇴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민심이 아직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정의당 박원석 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 구의원은 물론 각 동의 책임자, 호남향우회까지 동원해 민심을 다독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중반 우세에서 경합으로 판세가 뒤집힌 김포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호랑이굴’로 뛰어들고 있다. 각자 상대 후보의 강세 지역에서 유세를 펼치는 것.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는 3040세대가 밀집한 장기ㆍ고촌을 막판 유세 집중지역으로 선택했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 유세는 고촌에서 시작해 고촌에서 끝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후보는 보수 성향이 강한 장년층 중심의 농민을 상대로 표심 잡기에 나섰다. 김포 농민 인구는 2만여 명으로 추산되는데 전체 선거인(25만2605명)의 10% 수준이다. 김 후보는 ‘농민의 아들’이라는 출생 신분을 무기 삼고 정부의 쌀 시장 개방에 각을 세우며 김포 농민과의 공감대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혈투’에 가까운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수원병(팔달)에서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는 선거 막판 재산을 누락해 신고한 사실이 밝혀진 악재를 돌파하기 위해 ‘공약 조기완성 서명’ 카드를 빼들었다. 29일 김무성 대표까지 현장을 찾아 김 후보 공약 서명 지원에 나섰다.

수원정(영통)에서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는 평택 경선까지 가다 뒤늦게 선거에 합류한 탓에 홍보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28일 낮 12시부터 선거운동 종료시점까지 36시간 논스톱 유세를 펼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후보는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난관이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영통 선거인 중 새벽차 타고 서울로 출근해 저녁 늦게 돌아오는 출퇴근족이 많은데 현재로선 최대한 투표를 독려하는 것 최선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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