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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점포수 늘리기 아닌 상품력에 다걸기”…편의점, PB상품으로 승부수
총매출 30% 차지…매년 3%대 성장…브랜드 차별화로 공격적 마케팅 나서
대형마트처럼 할인 이벤트도 쏟아져



지난해 상반기까지 ‘무한 출점‘ 경쟁을 펼쳤던 편의점 업계가 방향타를 바꾸고 체질 강화에 나서고 있다. 멥버십과 카드 혜택을 강화하는가 하면, ‘1+1’ 같은 얹어주기식 경쟁에서 이제는 일부에선 아예 노골적으로 ‘10~20% 세일’ 같이 대형마트 혹은 슈퍼마켓에서나 볼 법했던 가격경쟁까지 불붙고 있다.

출점을 통한 규모의 경제에서 ‘충성 고객’ 창출로 목표점을 바꾸고 브랜드 차별화에 나서고 있는 것. 신세계그룹의 위드미가 본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같은 편의점 업체간 내실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처럼 브랜드 로열티 강화를 통해 나만의 고객 창출로 목표점을 바꾼 셈이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규모의 경쟁이 경영주와의 마찰을 야기하는 등 불필요한 잡음만 일으킨데다, 이는 편의점 업계 성장에 독(毒)으로 작용한 측면이 크다”며 “특히 국내 점포수가 2만6000여개로 사실상 성숙기로 접어든 것도 내실 경쟁으로 궤도를 수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국내 편의점 수는 2만4822개로 인구 2390명당 1개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엔 그 수가 3만개를 넘어서 인구 2000명당 1개꼴로 편의점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골적인 가격할인까지...편의점 ‘알뜰쇼핑족’을 잡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한 축은 가격경쟁력이다. 각종 할인정책, 쿠폰제공 등 할인혜택을 내놓으면서 ‘편의점=비싸다’는 공식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 신세계그룹 위드미는 아예 ‘1+1’ 같은 기존의 편의점 업계의 마케팅 수단을 지양하고 ‘10~20% 세일’을 통해 편의점 업계의 가격 저항선을 낮추고 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대형마트의 가격을 100으로 한다면, 편의점 가격은 130 정도로 생각하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최근엔 소비자들이 실제로 가격할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게끔 해 편의점 가격을 110 정도로 낮추고, 심지어 일부 상품의 경우엔 대형마트 보다 낮은 90 수준으로 까지 끌어내려 타 유통채널과의 가격경쟁에서도 뒤쳐지지 않는 구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가 타 유통채널에 비해 높은 멥버십 적립률을 주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재 CU멤버십은 실적에 따라 최대 2%의 적립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세븐일레븐이 2012년 9월 내놓은 캐시비7(캐시비세븐)은 주요 상품 구매시에 10% 할인과 3%의 롯데포인트 적립혜택을 동시에 제공한다. GS25 멤버십 역시 구매액의 1%를 적립해 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멤버십은 고정고객 확보 차원 뿐만이 아니라 가격과 서비스 강화차원에서도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CU가 지난 6월 중순부터 업계 최초로 스마트 쿠폰 서비스 ‘팝콘 쿠폰’ 서비스를 런칭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CU 멤버십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고객이 CU 매장에 들어서면 즉석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팝업으로 띄워주는 서비스다. 세븐일레븐은 아예 7월 11일을 ‘행복충전day’로 정하고 7월 한 달 동안 내내 업계 최대 규모의 할인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특정 상품을 정해진 카드로 결제하면 절반가격에 제공하는 형태다.

▶매출의 3분의 1… PB 강화로 충성고 객 창출= 편의점 업계간 내실 경쟁의 또 다른 축은 PB강화를 통한 ‘충성고객’ 창출로 모아진다. 콘소메맛팝콘을 사러 CU에 가고, 체다치즈팝콘 맛을 보기 위해 세븐일레븐을 찾고, ‘위대한 시리즈’를 먹기 위해 GS25를 일부러 찾아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사실상 고객 로열티가 없었던 편의점을 ‘찾아가는 편의점’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PB는 경쟁력과 차별성을 두고자하는 PB가 있을 수 있고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PB가 있을 수 있다. 결국에는 편의점이 자체 경쟁력을 갖추고 타 편의점과 차별성을 두는 큰 테두리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GS25는 아예 지난해 1월 차별화된 PB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식품연구소까지 세웠다. GS25가 출시하는 먹거리 PB는 연구소에서 개발되거나 중소기업과 함께 손잡고 만들어진다. ‘위대한 시리즈’는 GS25가 중소기업들과 만든 대표적인 PB. 2011년 4월 위대한 피자를 시작으로 현재 19종의 위대한 시리즈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위대한 시리즈 매출액은 전년 동기간 대비 2012년 하반기 78.9%, 2013년 261.8%, 2014년 현재 91.5% 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이 같은 PB 경쟁력은 매출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연도별 전체매출 중 PB 매출 구성은 2007년 10%에서 2009년 19.1%, 2013년에는 31.1%까지 늘었다. CU의 경우 2012년 19.4%에서 2013년 20.4%로 PB 매출이 늘었다. 올해는 전체 매출 중 27.2%가 PB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2012년 편의점 PB 상품의 매출 구성비는 처음으로 전체의 30%를 넘어서는 등 매년 3% 이상 꾸준히 성장 중이다. 올해는 35%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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