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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경제 ‘시장색깔’이 보인다
김정일사망 다음달 2012년 1월…광복지구 상업중심 개장
파격적 시장경제 요소 도입…최근 경제개발구 6곳 추가
中 등 국제 자본유치 팔걷어…핵·경제병진 한계극복 주목


“김정일이 사망하고 바로 다음 달 ‘광복지구 상업중심’이 문을 열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15년여간 대북경협사업에 몸담았던 한 기업인은 28일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 경제에 분명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2012년 1월 5일 문을 연 대형쇼핑센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애 마지막 방문지(현지 지도차 방문한 곳)였던 광복지구 상업중심은 평양에 있던 광복백화점을 대형쇼핑센터로 리모델링한 것으로 연건평 1만2000㎡에 3층 구조로 식료품, 잡화 및 의류, 가전제품 등을 갖추고 있다.

광복지구 상업중심이 주목받는 것은 이전까지 북한의 전통적 상업유통체계와 달리 시장경제원리 요소가 상당부분 도입ㆍ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광복지구상업중심 외에도 동평양 해당화관, 만수대 지하상점, 보통문 고기상점 등 자본주의적 색채가 강한 ‘상업봉사시설’을 다수 신설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적어도 유통분야에서는 개혁·개방의 움직임이 꿈틀되고 있다는 징후라 할 수 있다.

농업에 있어서도 ‘6·28 조치’로 알려진 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20여명 내외의 협동농장 분조를 가족단위 수준인 4~6명 수준으로 축소하고 초과 목표달성량에 대해서는 분조가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변화를 시도중이다.

기업소와 관련해서도 2012년 12·1조치를 통해 지배인 책임경영제를 전면 실시하면서 기존의 계획경제에 따른 생산목표량 하달 방식에서 탈피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경제특구와 경제개발구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신의주 경제특구와 전국 각지의 13개 경제개발구를 발표한데 이어 지난 23일 평양 등 6개 경제개발구를 추가 지정했다. 또 신의주는 특수경제지대에서 국제경제지대로 조정해 중국 외 다른 국가의 투자 유치 의도를 내비쳤다. 특히 이번에 추가된 경제개발구에는 수도 평양의 ‘은정첨단기술개발구’와 접경지역인 황해남도 강령군의 ‘국제녹색시범구’가 포함돼 북한의 경제개발 의지가 이전과는 달라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인 차이나데일리는 북한의 새로운 경제개발구 지정에 대해 “중국 기업인을 크게 유인하는 요소”라며 “특히 변경무역이나 가공업분야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일 때는 대규모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추진하면서 핵과 장거리로켓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에 부딪혀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지역맞춤형으로 1억달러 내외의 소규모 경제개발구를 추진한다는 점이 다르다”며 “모두 성공하기는 어렵겠지만 몇 개는 실제 진척도 있고 성공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최근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국제기구에 가입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차원에서 추진중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 참여에 환영의 뜻을 밝히는 등 중국 이외에 한국과 국제사회 자본유치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핵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않으면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핵·경제병진노선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박훤일 경희대 교수는 “북한이 잇따라 경제개발구를 내오고 있는 것은 경제회생을 위한 일종의 몸부림이지만 분명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정치적 안정성과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 경제개혁으로 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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