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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장 부재 18개월…SK그룹 ‘시계제로’
하이닉스 뺀 나머지 계열사 실적 저조…의사결정 지연에 신사업 엄두도 못내


최태원 회장 부재 18개월째, SK가 위기다. 최 회장의 ‘마지막 결단’인 SK하이닉스 덕분에 당장 최악은 면했지만, 앞이 캄캄하다.

그룹의 종가격인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SK네트웍스, SK텔레콤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의사결정도 18개월째 전무하다.

28일 SK 관계자는 “올 초 최 회장의 4년 실형 선고 이후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악화가 계속되며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31일 1심 선고공판에서 법정구속된 이래 수감 1년6개월째를 맞고 있다.

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내린 마지막 결정이 SK하이닉스 인수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공들였던 해외자원개발 등 에너지 부문의 미래사업과 관련해서는 현재 최 회장이 경영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SK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올 2분기 전분기보다 84억원 증가한 112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최 회장이 오래 전부터 들였던 공이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됐다. 만약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최 회장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SK이노베이션을 상반기에만 수 천억원 적자를 냈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런데 최 회장 부재기간이 18개월이나 되면서 앞으로도는 해외자원개발에서의 실적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지금은 괜찮지만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도 고민이 많다. SK텔레콤은 수년째 계속되는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사업구조의 근본적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M&A 의사결정은 총수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SK하이닉스 역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이라는 약점이 있다. 유지를 위한 투자는 전문경영인도 할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한 선행투자는 총수의 몫이다.

현재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최악의 위기상황을 타개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위기감을 잠재울만한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는 못했다.

SK 관계자는 “자금이 많이 투입되는 투자거래는 대주주의 판단과 결정이 필수적”이라며 “구조조정이나 사업재편 필요성도 제기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최근 국내에 굵직한 M&A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SK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있다.

재계 관계자는 “제 때 투자하지 못한 기업들은 항상 위기를 맞았다”면서 “재계 3위인 SK에 위기가 발생한다면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노력을 일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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