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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작 ‘순이익의 2%’…자사주 매입 외면하는 한국기업
美기업은 평균 55% 매입 대조
한국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성향이 미국 상장기업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차이가 결국 금융위기 이후 ‘전고점 상승’과 ‘박스권 횡보’의 차이를 만든 주된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금융위기 발발 시점인 2008년부터 작년까지 6년간 국내 코스피 상장사와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성향(자사주매입액/순이익)을 조사한 결과, 미국 상장사들은 순이익의 평균 55%를 자사주 매입에 지출했다. 반면 국내 상장사는 2%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에도 S&P 500 기업들은 총 159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들 기업의 1분기 순이익 총 합계가 2220억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순이익의 72%를 자사주 사들이는 데 쓴 셈이다.

특히 미국 상장사들은 지난해 자사주 매입액이 배당지급액보다 50% 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배당금 지급보다 자사주 매입에 더 많은 자금을 사용하고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모두 기업이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수단이지만 배당은 세금을 내야 하는 반면 자사주 매입은 세금이 없고 지배권이 강화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한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정책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오는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강화한다면, 한국 증시의 주요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 측면에서 흔히들 미국의 높은 배당과 한국의 낮은 배당 차이를 언급하지만 배당 정책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친 요인은 자사주 매입(Buyback) 정책의 차이에 있다”며 “자사주 매입은 경영진이 마음만 먹는다면 실행할 수 있는 부분으로 상장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이 사상최대치에 달하고, 마땅한 투자처도 없는 상황이라면 자사주 매입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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