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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해외] 베일에 싸였던 은둔형 억만장자 故 ‘알브레흐트’
[특별취재팀=민상식 기자]독일의 할인형 슈퍼마켓 체인점 알디(Aldi)의 공동 창업주 칼 알브레흐트가 지난 16일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의 검소하고 소박했던 은둔형 경영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알브레흐트의 재산은 260억달러(약 26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으로 독일내 2위, 전 세계 35위의 거부에 해당된다.

그는 특히 은둔형 경영자로 유명하다. 언론 등에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 사생활에 대해 알려진 게 거의 없다.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알브레흐트처럼 철저히 숨어있는 기업가는 없다”고 평할 정도였다.

알디는 1950~1960년대 외국에서 서독으로 온 가난한 이주노동자들의 구매를 통해 점포를 늘리고 부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알브레흐트는 절대 자신의 부를 과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브레흐트는 1994년 사장(CEO)에서 물러나 회장에 올랐고 2002년 경영 일선에서 은퇴했는데, 이와 동시에 재산 대부분을 기부했다.

그는 사망 전까지 고향인 독일 에센시의 작은 집에서 50년 이상 거주하는 등 검소하게 생활했으며 취미는 골프와 난초 재배, 오래된 타자기 수집이었다.

알디의 경쟁력은 저가 전략이었다. 식료품 위주의 소품종을 집중적으로 조달하고 광고나 진열 등 부대 비용을 최소화해 품질 대비 가격을 낮췄다. 또 전체 상품의 95%를 알디 자체상표(PB) 제품만으로 마련해 브랜드 비용을 없앴다.

알디(Aldi)라는 상호 역시 알브레히트 디스카운트(Albrecht Discount)의 줄임말로, 알브레흐트는 공개석상에서 “저렴한 가격이 알디의 광고다”라고 말하며 저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알디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독일 정부의 제품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알디 제품은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유니레버 등에 전혀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1920년 2월 에센시에서 광부인 아버지와 소매점을 운영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알브레히트는 1946년 동생 테오 알브레히트(1922~2010)와 함께 어머니의 소매점을 인수해 알디를 세웠다.

이후 형제는 슈퍼마켓 내 담배 판매에 대한 이견으로 1960년대 알디 쥐트(Sudㆍ남쪽)와 알디 노르트(Nordㆍ북쪽)로 체인점을 분리했지만 나중에 알브레흐트는 알디 쥐트를 인수해 점포를 늘렸다.

알디는 1967년 오스트리아에 첫 외국 점포를 열었으며 1976년에는 첫 미국 점포를 개장했다. 현재 전세계 20여개국에 약 9000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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