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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뽀통령’ ‘또통령’ 천하통일…그 뒤엔 서른아홉 ‘태권V’
국내 캐릭터 계보 · 발전사
1983년 ‘아기공룡 둘리’ 국내 캐릭터 서막…2000년 이전엔 미키마우스 등 외산 좌지우지
‘뿌까’ ‘뽀로로’ 브랜드화 성공 전성시대 이끌어…적극적인 모바일 개척으로 ‘제 2전성기’ 누려야


2000년대 이전의 한국 캐릭터 시장은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아기곰 푸우와 워너브라더스의 루니툰, 산리오의 헬로 키티 등 외산 캐릭터들이 좌지우지하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1983년 선을 보인 아기공룡 둘리가 유일한 한국 캐릭터였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토종 캐릭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 등 토종 캐릭터들이 대박을 치면서 시장 판도는 이미 토종 캐릭터들의 경연장으로 변했다.

▶토종 캐릭터의 성공=2000년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한 ‘뿌까’는 당시 국내에서 ‘캐릭터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처음부터 타깃을 해외 시장에 뒀다. 2001년 첫 캐릭터 상품이 국내에 출시된 이후 인형과 학용품, 의류와 핸드백 등 잡화와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무려 3000여 제품이 전 세계 140개 나라에 판매되면서 한 해 매출만 5000억원에 이르고, 로열티 수입으로 150억원을 올리는 ‘효녀’ 캐릭터가 됐다.

뿌까는 중국에만 174개의 단독 매장을 열었고,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는 10~20대 여성층에게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심지어 2008년 브라질에서는 뿌까 패션쇼까지 열릴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 캐릭터의 성공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2004년 프랑스 최대 지상파 채널인 TFI에 방영돼 평균 시청률 57%를 기록하는 큰 성공을 거뒀다. 2007년에는 아랍권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알자지라 방송’에도 방영되는 등 세계 110개국의 나라에서 방영되며 로열티 수입만 120억 원에 이른다.

뽀로로의 마케팅 효과는 관계자들도 놀라게 할 정도였다. 2012년 모 프랜차이즈 제빵회사와 계약을 맺고 나서 선보인 뽀로로 빵 5종은 다른 신제품에 비해 50% 이상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시장 공략에 나선 ‘딸기가 좋아’는 국내 최초 캐릭터 테마파크를 경기도 파주 해이리에 열면서 놀이동산에 국한돼 있던 기존 테마파크의 개념을 바꿔 놓았다.

▶국산 캐릭터 전성시대=토종 캐릭터들이 승승장구하자 이미 국내에서 외국 캐릭터가 점차 발 붙일 자리를 잃을 정도로 영향력이 옮겨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이미 2011년에도 토종 캐릭터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서 발표하는 완구 판매 순위에서도 ‘로보카 폴리’, ‘뽀롱뽀롱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가 1~3위까지를 차지했다. 2010년까지 로봇 완구 시장에서 절대적 강자로 군림하던 일본 반다이사의 ‘파워레인저’는 국산 캐릭터들에 밀려났다.

이처럼 토종 캐릭터의 선전은 시장의 변화에서 비롯된 바도 크다. 2000년대 캐릭터 시장의 주 고객이던 초등학생, 중학생들은 게임과 온라인 아이템, 모바일로 이동했고, 국내 많은 캐릭터,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6세 이하 대상의 TV애니메이션 제작에 집중하면서 해외 캐릭터은 상대적으로 시장 대응이 늦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마케팅 기법도 토종 캐릭터들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공간 비즈니스’의 확대와 활성화가 그것이다. 테마파크, 체험전, 키즈카페 등 저작권자가 직접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어 소통하는 마케팅 방법으로, 대규모 종합 테마파크와는 달리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캐릭터 전용 놀이 시설을 만들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대형백화점 등에 위치한 ‘코코몽 에코파크’과 ‘뽀로로 테마파크’, ‘부릉!부릉! 브루미즈 체험전’ 등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진출은 필수=5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라디오가 38년, TV가 13년, 인터넷이 4년, 페이스북이 2년, 앵그리버드가 1년이다. 새로운 기술이 성공적으로 도입된 매체는 통상 매체 자체와 매체에 실리는 콘텐츠의 확산을 더 빠르게 한다. 캐릭터산업도 모바일 시대를 맞아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성공 사례로 많이 언급되는 ‘앵그리버드’는 전 세계에서 10억 건 이상의 내려받기를 기록했고, 게임 이용자의 시간을 집계한 결과가 하루에 3억 분에 달한다. 인지도 상승에 따라 매달 100만 장 이상의 캐릭터 T셔츠가 판매되고 있다.

국내의 모바일 산업에서는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 집중되지 않은데다 자체 스토어를 런칭한 후, 캐릭터 이모티콘과 테마들을 제작ㆍ판매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일반인도 쉽게 캐릭터 테마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해 런칭 초기부터 아마추어 캐릭터 작가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박병호 한국콘텐츠진흥원 애니ㆍ캐릭터산업팀 팀장은 “헬로 키티는 특수 사례로, 캐릭터 단독으로 상품화하는 것은 어렵다. 주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에서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를 제품화하는 것이 캐릭터 산업의 특성”이라며 “모바일 게임의 폭발적인 인기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면서 이를 활용한 캐릭터들이 점차 모바일을 통해 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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