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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ICC학과, Hospitality 경영학부?…대학 학과명은 알쏭달쏭 변신 중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대학교 학과명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대학들이 학과를 신설하면서 세련된(?) 이름을 붙이는 것은 이미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입생 유치와 맞물려 그 흐름이 더욱 거세졌고, 아예 알쏭달쏭한 학과명도 봇물을 이룬다.

한국외대는 최근 ‘Language & Trade 학부’를 신설하고 기존의 영어통번역학과를 ‘EICC학과’로 바꾸는 등의 학제 개편안을 내놨다. ‘Language & Trade 학부’는 말그대로 ‘언어’와 ‘통상’을 함께 배우는 전공이고 EICC학과는 ‘국제 회의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영어’(English for International Conferences and Communication)란 뜻이다.

외대생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학생들은 “학과 이름을 들어도 뭘 배우는 곳인지 잘 모르겠다”와 “이러한 작명이 수험생에게 먹히는게 현실” 등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외대 뿐 아니라 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의 학과 이름에서 영어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이런 학과들은 대개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상위 학과들이다.

서강대는 재작년 지식융합학부를 설립하며 ‘Art & Technology 학과’를 만들었고, 성균관대는 ‘글로벌리더학부’를 신설해 히트상품인 ‘글로벌’학과 시리즈를 이어갔다. 경희대는 기존의 간판학과인 호텔관광학부를 나눠 ‘Hospitality 경영학부’를 만들었다. Hospitality는 ‘환대’, ‘친절’의 뜻으로 이 학부내엔 호텔경영학과, 외식경영학과 등이 있다.

이화여대엔 타 대학의 자유전공학부와 비슷한 ‘스크랜튼 학부’가 있다. 스크랜튼 학부는 이대 설립자인 스크랜튼 선교사의 이름을 딴 것이다.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은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세화고 2학년 유지환(16) 군은 “일반적인 학과 이름 보다는 개성 있고 눈에 잘 들어온다”고 했고, 세화여고 2학년 전윤주(17) 양은 “상위 몇 퍼센트만 가는 학과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이러한 작명에 학교의 위상을 놓고 벌이는 전략이 숨어있다고 풀이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세련된 이름의 학과들은 대학이 현대화된 감각을 보여주고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미지를 얻기 위함”이라면서 “신설학과가 대학 배치표 상에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 학교 위상이 영향을 받기에 신경을 많이 쓸 것”이라고 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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