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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헬스] 정크푸드 ‘중독’ 도 대물림 된다
햄버거 · 감자칩 · 피자 ‘달콤한 유혹’…빈번한 섭취땐 DNA 손상 · 면역체계에도 악영향
직장인 박 모씨(33)는 퇴근 후 좋아하는 스포츠경기를 시청하는게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박 씨가 TV를 시청하면서 항상 챙기는 것은 햄버거와 감자칩, 콜라 등 패스트푸드. 물론 저녁식사는 이미 푸짐하게 먹은 후이다. 30대 초반에 어울리지 않게 불룩 솟은 그의 배는 전형적인 ‘대사증후군’의 한 모습이다.

정크푸드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간편하기도 하지만 한번 중독이 되면 쉽사리 그 유혹에서 나올수 없는 것이 정크푸드의 속성이다. 

정크푸드(junk food)란 말 그대로 ‘쓸모 없는 음식‘ ‘쓰레기 같은 음식’이란 뜻으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 등과 같이 칼로리는 매우 높은데 비해 비타민, 무기질과 같은 인체 내 세포의 정상적인 대사를 위해 필수적인 영양소가 부족한 식품들을 말한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한 제27차 세계보건기구(WHO) 연차총회에서는 “유해 음식은 담배보다 더 건강을 위협한다”며 “담배의 위험을 세계가 함께 규제하는 것처럼, 적절한 음식에 대한 강력한 협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크푸드와 같은 유해 음식에 의한 비만이 당뇨병, 심장병 등 다른 합병증과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미국 하바드대 공중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최근 미국에서 트랜스지방으로 사망한 사람이 연간 3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있다. 


햄버거 1개는 450kcal 정도로 순소고기라고 강조하는 패티는 소기름이 10%이상 석이지 않으면 푸석하기 때문에 지방덩어리이다. 감자는 개당 95kcal의 건강식품이지만 트랜스지방에 튀기는 순간 450kcal로 변신을 한다.

햄버거 업체들의 상술은 교묘하다.트랜스지방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패스트푸드점의 이른바 ‘세트메뉴’이다. 모 기업은 자사 세트제품을 구입할 경우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장난감 캐릭터를 준다. 최근 국내의 한 행사에서는 캐릭터상품을 받기위해 새벽까지 줄을 서고 문을 열자마자 상품이 동이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했다.

이런 마케팅은 미래의 수익원도 육성하고 아이들 손에 이끌려 온 어른들에게도 정크푸드를 팔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은 달콤한 유혹에 못이겨 사먹기도하고 한밤중에 간절하게 생각나기도 하는 정크푸드의 유혹은 사실 인류의 ‘진화의 결과’이다. 인류는 에너지를 체내에 저장했다가 음식이 부족할때 이것을 사용했는데 이런 유전형질이 후세에 전해졌다.

탄수화물,지방,단백질 등 체내에 저장이 가능한 영양소는 대부분 ‘단맛’을 낸다.

정크푸드는 이런 인류의 유전학적인 속성을 교묘히 이용한 음식으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무기질과 비타민은 없고 열량만 높다.더군다나 인공색소, 방부제, 감미료, 산화방지제, 환경호르몬 그리고 트랜스지방으로 버무려져있어 비만을 가속화시킨다.

햄버거나 콜라,감자튀김만 정크푸드가 아니다. 소시지,어묵, 각종 청량음료에다 라면도 열량만 높고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나 비타민, 무기질은 없는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정크푸드가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우려는 도처에서 나오고있다. 2010년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정크푸드를 즐겨 먹는 아버지는 자녀에게 당뇨병을 대물림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 연구팀은 빈번한 정크푸드 섭취가 DNA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정크푸드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DNA와 장내 미생물군집에 암호화된 후 변형돼 면역체계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암이나 염증을 생기고 알레르기 반응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의 이안 마일스 박사는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주로 먹게 되면 장 내 미생물은 영구적으로 변하고 면역체계가 약해진다. 계속해서 정크푸드를 섭취하면 면역계 질환 위험이 커진다”고 밝혔다.

정크푸드는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과도한 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체내의 산·알칼리의 균형을 일시적으로 깨트리며 결과적으로 생리적으로 성마르고 집중력이 부족한 상태를 야기할 수 있어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필요한 인내력과 집중력 형성을 방해한다”고 충고한다.

우리 정부도 최근 정크푸드가 국민들에게 주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중이다. 지난 16일 건강보험공단은 앞으로 건강보험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 문진표에 비만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크푸드와 탄산음료 등 건강 유해식품의 섭취빈도를 설문문항에 포함하는 방안 등을 전문가와 함께 폭넓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비만은 건강보험 건강검진에서는 키·체중 등의 신체계측을 통한 비만율만 조사할 뿐, 최근 유엔이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한 정크푸드 섭취 등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 습관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고 있다.

건보공단은 향후 조사결과를 건강보험 빅데이터와 연계해 정크푸드 등 건강 유해식품 섭취에 의한 건강폐해를 입증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보건당국이 정크푸드의 학교 내 광고·판매를 금지하고, 건강 경고문구를 삽입하며, 이른바 비만세를 도입하는 등 비만관리정책을 강화해나가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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