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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에 의한, 어른을 위한 18禁 공연 인기몰이
수탉들의 싸움등 성적 코드 유머로 풀어…외설 논란 빗겨간 작품들 잇따라 무대에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틈새에서는 성인들만 즐길 수 있는 18금(禁) 공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외설적인 저급 공연이 아닌 성(性)적인 코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작품들이 잇따라 개막해 관객몰이 중이다.

지난 11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개막한 연극 ‘수탉들의 싸움’<위 사진>은 만 18세 이상 관람가다. 팔각형 모양의 무대 위에서 서있는 배우 네사람의 대사로만 극이 진행된다. 주인공 존은 7년간 사귄 남자 M과 헤어지고 출근길에서 자주 마주쳤던 여자 W와 사랑에 빠진다. M과 W는 서로 자신을 선택하라며 존을 다그친다. 여기에 M의 아버지 F가 등장해 세사람의 말싸움이 벌어지고, 이 과정에서 남녀 관계에 대한 적나라한 대사도 등장한다. 존의 우유부단한 모습과 M과 W의 치열한 말싸움이 간간이 웃음을 자아낸다.

주변인물들은 존에게 동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 확실히 밝히라고 강요하지만, 극의 결말은 성 정체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만 19세 이상 여자들만 출입 가능한 공연 ‘미스터쇼’<아래 사진> 도 오는 26일 폐막을 앞두고 연일 매진행렬을 벌이고 있다. 근육질의 남성 8명이 등장해 쉴새없이 옷을 벗어던지고 섹시 댄스를 추며 관객들과 스킨십도 시도한다.

웃통을 벗은 남성들이 청바지 속에 손을 넣고 웨이브를 추자 일부 관객은 부끄러운 듯 눈을 가리기도 했다. 사회자(정철호ㆍ김호영)가 진행 도중 야한 농담을 던지기도 하지만 가장 수위가 높은 것은 관객들의 반응이다.

슈트를 입고 있던 두 남자가 싸우는 시늉을 하며 옷을 하나둘씩 벗어던지자 한 관객은 “그냥 벗어”라고 소리를 질렀다. 남성들이 팬티까지 벗어던지는 순간 조명이 모두 꺼지자 “불켜”라며 아우성이 일어나기도 했다.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즐길 수 있는 여자들만을 위한 쇼를 만들고 싶었다”는 박칼린 감독의 말처럼 한시간여 동안 여성들은 박장대소하며 유쾌하게 공연을 즐겼다.

다음달 16일에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18금(禁) 연극 ‘프라이드’가 개막한다. 지난 9일 티켓 오픈 직후 인터파크에서 연극 부문 주간(7월 8일~14일) 예매순위 4위에 오르는 등 벌써부터 기대감이 높다. 1958년과 2014년을 넘나들며 각각의 시대를 살아가는 동성애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작사 연극열전의 조수곤 차장은 “1958년에 사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어둡지만 2014년의 두 주인공은 유쾌하고 밝게 그려질 것”이라며 “2008년 영국에서 초연한 이후 상을 많이 받은 작품인데다 이명행 등 대학로에서 유명한 배우 및 제작진이 만나 연극 마니아들의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신수정 기자/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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