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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발 하자마자 만차…“한시간 일찍 나왔는데…” 분통
광역버스 입석금지 첫날 시민 반응
일부는 다섯정거장 올라가 탑승…홍보부족 일부는 시행사실 몰라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에 혼선도…정부 모니터링후 단속여부 결정



경기도 분당에 사는 장모(31ㆍ여) 씨는 16일 오전 평소보다 한시간이나 이른 5시30분에 집을 나섰다. 광역버스 입석금지 조치로 인해 출근길 대란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임시적으로 광역버스 입석금지 정책을 시행했을 당시 두시간이나 버스를 기다리다 결국 3만원 가까이 비용을 지불하고 택시를 타고 출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장 씨는 “버스 숫자를 늘렸다지만 여전히 터무니 없이 부족해 이번에는 애초에 빨리 출근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출근시간 뿐 아니라 퇴근시간 혼잡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국토교통부가 당초 예고한대로 서울ㆍ인천ㆍ경기 등 수도권 3개 지자체 광역버스에 입석 금지 조치가 전면 시행됐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국토부가 시민의 안전을 위해 그동안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광역버스의 입석 운행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인천시는 이날부터 서울~인천간 19개 노선 중 14개 노선 34대를 증차하고, 5개 노선은 집중 배차하여 입석금지에 따른 교통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나섰다. 경기도도 모든 승객이 앉아서 갈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에 서울 158대, 인천 2대, 도내 28대 등 총 188대 버스를 증차 운행했다. 배차 간격도 1분~10분씩 단축했다.

하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시민이 하루 평균 5만 명, 경기도민은 100만명 이상인만큼 곳곳에서 출근이 늦은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한 시민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원래 타던 정류장에서 다섯정거장이나 걸어올라가 3002번 버스를 탔다”며 “버스 시발점에서 출발한지 6정거장 만에 만차 피켓을 걸고 못 타게 했다”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갑작스레 노선이 바뀐 탓에 불편을 겪은 시민도 있었다.

인천에서 서울역으로 출근하는 한 여성은 “오늘 버스 대란을 예상하고 6시30분에 버스에 탑승했는데 버스가 예고없이 합정행으로 바뀌었다”며 “갈아타려 했는데 다음 차가 만차라 탈 수 없었다”고 말했다.

광역버스 입석금지 시행 여부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몰랐다”는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인천 주안에 거주하는 홍모(26ㆍ여) 씨는 “버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10분, 20분이 아까워 서서가는 걸 감수하고 타는 것”이라며 “대중교통도 제대로 안타본 사람들이 법을 만드는 것 같다”며 입석금지가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불만에 대해 인천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버스를 증차하더라도 교통량 등 도로상황을 보고 증차해야 하는만큼 시민들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대중교통과 관계자도 “7월 16일부터 8월 중순까지 한 달 정도 담당 공무원도 탑승하여 현장 모니터링도 할 예정”이라면서 “다소 혼란이나 불편이 있더라도 광역버스 좌석제는 더 안전한 사회로 가는 첫 걸음”이라며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국토부는 모니터링 기간을 거친 뒤 8월 중순 이후부터는 광역버스 입석금지 여부를 두고 단속을 시행할 계획이다.

서지혜·박혜림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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