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이디어의 가격과 권리보호
-백종원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매출액 기준으로 4%를 아이디어 제안자에게 보상금으로 드립니다.”(LG 전자). 1,000억 매출이면 제안자에게 40억원, 평가 참여자나 제조과정에 도움이 되는 분에게도 40억원을 추가로 제공한다는 공모요강이다. 미국의 아이디어 공모 제품개발 벤쳐기업 ‘퀄키’는 구부러지는 멀티탭 ‘피봇 파워’ 하나로 3년동안 70만개를 팔아 아이디어 제안자에게 45만여 달러를 보상금으로 지불하였다. 기업의 본격적인 제품개발 아이디어 현상공모가 시작되었다.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 남 따라하지 않는 새로운 아이디어. 대히트가 예상되는 상품 아이디어. 기존에 없었던 신제품’을 개발하여 시장을 선도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파격적으로 고액의 보상금을 내걸고 있다. 이는 일반인의 아이디어를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는 방법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과거 고객 참여나 제품 평가단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신제품에 반영하는 것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아이디어 제안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상품개발을 하고 보상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아이디어는 개인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대다수 구체화 되어 가는 과정에서 발전되고 바뀌고 합쳐지고 수렴되어 원형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지적자산화를 통해 보호되어야 한다. 아이디어는 무형자산을 창출하는 기본적인 자산이 되므로 반드시 보호되고 권리화가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특허와 디자인이 개발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화하여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지식재산권으로 등록되어 보호되는 방안으로 특허, 상표, 의장등록, 디자인 등의 산업재산권과 문화분야의 저작권이 있지만, 아이디어 현상공모는 대다수 특허나 상표보다는 디자인 공모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제품화를 목표로 하는 디자인 공모는 쉽게 유출될 수 있고 모방할 수 있고 공모안이 기업과 제안자의 디자인 권리를 명확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공지증명 제도가 있다. 디자인 발표 후 6개월 이내에 등록을 하면 창작사실을 증명해주는 디자인 지식재산권 보호제도로 기업의 아이디어 현상 공모를 한다거나 제품 개발에 시간이 소요될 때 유용하다.

아이디어 하나가 로또가 되는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에 있을까. 의도적으로 찾지는 않았던 것들의 우연한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 아니면 부단한 조사와 분석과 연구의 결과?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좋은 아이디어는 항상 많은 아이디어 속에 있다. 일단은 많이 아이디어를 내어야 한다. 일차적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내야하지만 숫자만 많은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디어가 한 방향으로 몰려 있어 아이디어들이 그저 그렇게 비슷하게 보인다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어야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융합된 지식에서 사용자중심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이다. 이렇게 모여진 다양한 아이디어를 더욱 구체화하면 ‘정교한 아이디어’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1. 많은 아이디어 2. 다양한 아이디어 3. 정교한 아이디어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러한 발전단계에서 발견된 아이디어에 상상력이 더하면 점점 더 정교한 아이디어가 되어 성공적인 제품으로 발전하게 된다.

창조산업은 개인이나 기업의 아이디어를 연구개발을 통해 지적 자산화(IP)하고 시장에서 사업화에 성공하게 해 준다. 그러나, 지식재산권은 많은 도용과 침해를 받고 있다. 침해비율의 ㅈ사결과는 디자인 40,9%, 특허 40,5%로 디자인과 특허의 권리침해 사례가 많이 나타난다. 특허청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도용과 분쟁이 많은 디자인권리를 보호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신속 정확하게 권리화 할 수 있도록 2015년부터 특허는 10개월, 상표는 3개월, 디자인은 5개월로 심사 처리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좋은 해결안은 대다수 까다로운 사용자의 불평과 기대가 많은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까다로운 사용자는 문제를 제기하지만, 까다로운 사용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주체’이자 생산의 강력한 촉진자이며 지지자임에는 분명하다. 오히려 까다로운 사용자는 진부한 방법이 아니라 창의적인 방법으로 예상되지 않는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어린이들은 질문을 하면서 배운다.’는 어린 왕자의 말처럼, 질문이나 불평의 수준이 높을수록 해결수준이 높아진다, “어렵게 하기는 쉽다. 그러나 쉽게 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어려운 일을 쉽게 하는 능력은 ‘천재적 재능이 아니라 1만 시간 이상의 쉼 없는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글로스웰은 말한다. 까다로운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아이디어가 디자인으로 구현되면 사업화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고객의 절실한 불평에서 혁신적인 디자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디자이너는 고객에게 시간과 돈의 댓가로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원하지 못한 것을 제공하는 직업이다. 단지, 고객은 새로운 디자인을 경험할 때 그것이야말로 항상 원했던 것이라 생각한다.”는 두니스 래스던의 말처럼, 좋은 아이디어는 제품과 서비스의 불편함과 필요함을 상상력과 기술을 융합하여 사용자가 바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디어의 가격은 얼마일까. 가격은 중요도와 쓸모에 의한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라면 아이디어의 가격은 ‘사람들이 필요한 것’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값이자 보상이다. 사람들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필요한 만큼, 혁신된 만큼 아이디어 가격이 결정될 것이다. 기업들의 아이디어 공모에서 많은 보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놀이처럼 즐겁게 할 수 있고 지식과 경험을 뛰어 넘는 상상력이 필요로 한다. 지식은 축적된 곳에서 나오지만, 상상력은 천진무구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시대에서는 ’상상하는 것이 생산력‘이자 가격을 결정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