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ㆍ팔 갈등에 기름 붓는 ‘헤이트스피치’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극으로 치닫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갈등에 이스라엘 정치인들의 잇딴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ㆍ증오 발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란계 미국 언론인인 멜리사 이티하드는 13일(현지시간) 알자지라 기고문을 통해 이스라엘 유력 정치인들이 소셜미디어에 쏟아낸 헤이트스피치를 통해 이스라엘 사회를 배타적으로 만들고 아랍계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을 향해 ‘복수’를 다짐하는 헤이트스피치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예루살렘에서 납치ㆍ살해된 유대인 소년 3명의 장례식이 열린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에 “그들은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human animals)에게 납치돼 냉혹하게 살해됐다”면서 “모든 유대인을 대신해 유가족들에게 복수할 것임을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트위터 계정. [자료=알자지라]

이 과정에서 그는 유대인 시인 하임 나흐만 비알릭의 시 구절 ‘어린아이의 피에 대한 복수’를 인용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정부의 요직에 있는 관료들도 반(反)아랍 정서를 자극하는 헤이트스피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전쟁을 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온다.

나프탈리 베넷 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어린이들을 살해한 자들에게 용서는 없다”면서 “대화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주장했다.

또 차히 하네흐비 외무차관은 1일 유대인 소년 3명의 시체가 발견되자 “오늘밤이 지나면 하마스 지도자 가운데 몇 명이나 살아있을 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 외에도 아일레트 샤케드 의원은 페이스북에 “팔레스타인인 전부가 우리(이스라엘)의 적”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상에선 정치인들의 헤이트스피치에 공감하고 반아랍ㆍ반팔레스타인 담론을 재생산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복수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캠페인은 3만5000명의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으며, ‘소년들이 돌아올 때까지 우리는 매시간마다 테러리스트를 쏠 것이다’라며 군사적 대응을 촉구하는 캠페인도 2만건 넘는 호응을 받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헤이트스피치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고 있어 우려를 증폭시킨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에는 수백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여 ‘아랍인들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공격할 팔레스타인인을 찾는 내용의 영상이 돌고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또다른 영상에는 한 이스라엘 유대인이 텔아비브의 버스 안에서 팔레스타인인을 폭행하며 “더러운 아랍인들, 어린아이를 살해한 더러운 아랍인들”이라고 고함을 지르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이티하드는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와 그의 보수정권이 이같은 극단주의적 움직임을 촉발했다”면서 “반팔레스타인 목소리가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돼 이스라엘의 인종ㆍ종교 갈등에 기름을 끼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