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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가항공사, ‘배낭여행족’ 공략 나섰다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아시아 경제 성장과 해외 여행 수요 증가를 발판 삼아 고속 성장한 저가 항공사들이 국적 메이저 항공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장거리 노선’까지 넘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은 14일 “아시아에서 홍콩과 싱가포르 국제공항을 통해 비싼 항공사들이 장악해 왔던, 비행시간 8시간 이상의 장거리 노선의 항공여행이 서서히 모습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에서 저가항공사의 장거리 국제노선 운항 바람은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 X, 싱가포르의 스쿠트(Scoot), 타이거에어, 발루항공, 호주 젯스타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홍콩과 싱가포르 공항보다 규모가 작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태국 방콕 국제 공항에 허브를 두고 호주와 유럽의 주요 도시로 아시아 여행객을 실어나른다. 가격에 민감한 여행자를겨냥한 이른바 ‘백패커(배낭여행)’ 루트다.


2007년에 쿠알라룸푸르-골드코스트(호주)간 노선으로 첫 국제 장거리 노선을 취항한 에어아시아 X는 일본 도쿄와 간사이, 호주 멜버른 등을 잇따라 취항시켰다. 에어아시아X의 쿠알라룸푸르와 멜버른간 비행기 티켓 가격은 642달러로, 싱가포르항공(1095달러) 보다 40% 가량 저렴하다.

이 회사 아즈란 오스만 라니 대표는 WSJ에 “우리는 근본적으로 네트워크 모델을 다시 정의하고자 한다”며 “우리에게는 엄청난 성장 기회”라며 장거리 국제노선 시장의 성장성을 주목했다.

저가 항공사는 특히 중국과 인도의 해외 여행 붐을 타고 고속 성장을 거듭해, 현재 아시아지역 전체 항공 여행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불과 몇해 전만해도 5시간 미만의 단거리 국내 노선에 집중했고, 연료효율이 높은 편복도식 여객기를 운항함으로써 저가 구조를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단거리 노선 시장에서 저가항공사들의 경쟁 심화, 늘어나는 장거리 여행 수요 등 달라진 시장 환경이 저가항공사를 장거리 노선으로 눈돌리게 했다.


저가항공사는 이익구조를 훼손할 수 있는 대단위 투자 대신 다양한 비용 절감 전략을 쓰고 있다. 저가항공사끼리 연합해 비행 스케줄을 공동 운영하거나 공동 마케팅을 벌이는 식이다. 또 승객 1인당 수하물 한도 초과 시 추가 비용을 부과하거나 기내 서비스는 별도 가격에 제공한다.

다른 지역 항공사들도 ‘블루오션’인 아시아 저가 장거리 노선 진출을 꾀하고 있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지난 9일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동남아 주요 관광지를 잇는 저가 장거리 국제 노선을 내년부터 취항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노르웨이 저가항공사 노르웨이에어셔틀이 지난해 코펜하겐과 스톡홀름, 오슬로에서 태국과 미국으로 가는 장거리 운항을 개척했을 뿐, 유럽의 유수 항공사가 저가 장거리 노선에 진출하는 건 루프트한자가 처음이다. 카스텐 슈포르 루프트한자 CEO는 “역동적이며 가격에 민감한 저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우리는 제한적으로 이용해 왔다. 어떤 면에선 우리 가격구조가 융통성이 떨어진다”면서 “새로운 성장 영역을 찾으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루프트한자는 올 가을께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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