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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방이동 먹자골목 제2롯데월드 효과?
부분개장 추진 제2롯데월드 주변상권 둘러보니…
권리금 오르고 임대료도 상승…전문가들 “지나친 낙관 경계를”


“제2롯데월드가 영업을 시작하면 여기도 콩고물이 떨어지지 않겠어요.”

지난주말 송파구 방이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제2롯데월드 개장을 기다리는 방이 먹자골목 상권의 기대감을 이렇게 전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서울시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 대한 임시 사용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사를 매듭진 상업시설부터 서둘러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상시고용 인원만 2만여명, 연 1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집객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주변 상권들은 기대감이 컸다. 

당장 임대료와 권리금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오금로11길을 따라서 형성된 방이동 먹자골목 상권은 1~2년 전부터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금은 하루 유동인구가 10만명에 달하는 상권으로 성장했다. 

현지서 식당을 운영하는 오모(54) 씨는 “점심시간에 인근 사무실 직원들이나 롯데월드 공사장 인부들이 떼 지어 밥 먹으러 온다. 가게를 처음 연 3년 전에 비해 매출이 30~40% 늘었다”고 자랑했다.

중앙공인중개사사무소 황도선 대표는 “작년부터 새 점포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이곳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특히 유명 외식프랜차이즈업체가 지난해 말 직영점을 내면서 권리금과 임대료 수준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상가뉴스레이다의 자료를 보면 이 지역의 최근 임대료는 상가 1층 전용 50㎡ 기준으로, 보증금 1억원에 월세는 250만원 수준이다. 권리금은 1억5000만원 정도. 일부 목이 좋은 곳은 2억8000만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서 10% 가량 올랐다. 

황 대표는 “이달 초 문을 연 한 치킨집은 권리금만 5억5000만원을 주고 점포를 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최근 2~3년 사이 이 지역 주변에 신축 오피스텔과 업무빌딩이 들어선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작년 5월 인근 신천동에 삼성SDS 타워가 들어서며 이곳 직원들이 먹자골목의 신흥 수요층으로 급부상했다. 다음달에 회사 이전이 완료되면 7000명에 달하는 상주 인원이 먹자골목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된다. 

다만 이 지역에 대한 이런 호재가 지나친 자신감으로 이어지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곳의 임대수익률은 3~4% 수준에 머문다. 임대료가 많이 올랐지만 그 이상으로 부동산 매매가가 치솟아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수익형 부동산이 일반적으로 6% 정도는 돼야 투자할만하다고 판단한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먹자골목 상가의 70% 이상이 지은지 10년이상된 건물이어서 재투자 비용도 들어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상가나 점포 주인들이 ‘사려면 사고 말라면 말라’는 식으로 터무니없이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을 요구하면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롯데월드같은 대형 쇼핑몰은 손님을 주변으로 뿌리기보다는 가두고 내놓지 않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상인들과 건물주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제2롯데월드가 주변 상권에 ‘후광효과’를 끼칠 수도 있고 반대로 주변 수요를 흡수하는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며 “제2롯데월드가 실제로 개장한 뒤 지속적으로 유동인구가 유입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박준규 기자 /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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