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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 물 끊기고 추가공격 예고…주민 2만명 피난길 ‘아비규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무력충돌이 레바논과 시리아 등 주변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10만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가자지구가 대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양측의 격전으로 전기와 물 공급이 사실상 끊긴 가자지구는 2만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피난길에 오르면서 아비규환이 됐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 서갈릴리에서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수발이 발사됐고, 이스라엘군은 바로 발사지점을 향한 대응 포격을 가했다.

시리아 쪽에서도 13일 이스라엘이 점령해 관리하고 골란 고원 쪽으로 로켓포 수발이 발사됐다. 이에 이스라엘은 시리아 부대를 향해 대응 포격에 나섰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다.

NBC 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7일째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172명이 사망하고 1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특히 민간인과 아동을 중심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WRA)는 희생자 가운데 70%는 민간인이라고 추산했다. 또 이번 사태로 목숨을 잃은 미성년자가 36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돼, 전체 사망자 5명 중 1명이 어린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뜻임을 내비치면서 민간인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3일 현재 예비군 3만6000명을 소집했으며 이스라엘 남부와 가자지구 사이에 병력을 속속 증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13일 각료회의에서 “(군사)작전이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다”며 “이스라엘군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의 추가 공격을 우려한 팔레스타인인들은 포연이 자욱한 가자지구를 떠나 피난길에 올랐다.

UNWRA에 따르면 현재 1만7000여명의 가자주민이 난민으로 전락한 가운데, 4000명 넘는 북부 베이트 라히야 주민들이 남쪽으로 피신해 학교에 차려진 유엔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안전을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크리스 군네스 UNRWA 대변인은 CNN 방송에 “지난 24시간 동안 9곳의 유엔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게다가 가자지구 남부 이집트 국경이 사실상 봉쇄돼 있어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몸을 빠져나갈 곳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미국인 150여명은 가자지구에서 요르단으로 대피했다고 예루살렘의 미국 총영사관은 밝혔다.

남아있는 사람들을 더 괴롭게 만드는 것은 암흑에 빠져버린 도시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7일째 이어진 양측의 교전 과정에서 가자지구에 전기를 공급하던 이스라엘의 한 전력시설이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가자주민 7만명에 대한 전력공급이 끊겼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상ㆍ하수도 설비가 파괴돼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수십만명이 깨끗한 물을 구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현재 가자지구 내 물의 90%가 안전하게 마실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가자지구 내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피해를 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팔레스타인의 보건체제 붕괴를 막기 위해 6000만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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