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샴페인 지고, 프로세코 뜬다…스파클링 와인시장 ‘지각변동’
[헤럴드경제=천예선ㆍ문영규 기자]스파클링(발포성) 와인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스파클링(발포성) 와인의 제왕이었던 프랑스산 샴페인이 이탈리아산 프로세코에 왕좌를 뺏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샴페인은 별도의 술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와인의 한 종류다. 프랑스의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으로, 샴페인은 곧 프랑스산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비해 프로세코(prosecco)는 이탈리아 북동부 특히 베네토 주에서 생산되는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의 이름이다.

그런데 최근 스파클링 와인시장에서 둘의 관계가 역전됐다.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로 불릴만큼 위력을 자랑해온 샴페인의 지난해 출하량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해 3억병을 기록했다. 

반면 프로세코의 출하량은 같은기간 10% 증가했다. 이는 처음으로 프로세코가 샴페인을 넘어서 스파클링 와인의 세계 1위를 점하게 된 것이다.

이는 샴페인 최대 수입국인 영국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영국의 지난해 샴페인 수입은 3000만병으로 전년대비 5% 감소했다. 반면, 네덜런드 최대은행 라보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대(對)영국 이탈리아산 프로세코 수출은 40% 급증했다.

샴페인 주요 소비지역은 유럽이지만 재정위기 여파로 소비가 살아나지 않아 샴페인 수요가 정체된 양상이다.

이 틈바구니를 파고 든 것이 저렴한 프로세코다. 샴페인이 ‘병’에서 오랜기간 효모와 함께 발효되는 대신 가격이 비싼 반면, 프로세코는 ‘스테인리스’ 강철통에서 2차 발효로 공정기간이 짧아 대량생산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최근에는 가격경쟁력 뿐만 아니라 품질과 이미지 개선으로 샴페인의 대체술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프로세코의 인기비결이 단순히 싼 가격 때문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입맛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프로세코는 샴페인과 달리 병보다 통에서 숙성되고 숙성기간도 짧아 복잡하고 토스티한 여운을 남기는 샴페인보다 가볍고 신선한 맛을 선사한다”고 설명했다.

샴페인이 효모의 구수한 풍미와 비스킷, 너트향이 조화를 이루는 귀족적인 와인인 반면, 프로세코는 고귀한 기품보다는 감각적인 기운으로 단순함과 상쾌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프로세코는 샴페인보다 더 달콤하고 알콜 도수도 높지 않다”며 “과일로 만든 칵테일 베레니의 주재료로도 더 좋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프로세코의 인기에 힘입어 소매업계의 홍보전도 뜨겁다. 영국 고급 수퍼마켓 웨이트로즈는 자체 PB상품으로 1병에 8.99파운드(약 1만5500원) 하는 프로세코를 내놨다. 병당 30파운드(5만2000원)가 넘는 ‘뵈브 클리코’ 등 유명 샴페인에 비하면 반값도 안되는 가격이다. 최대 수퍼마켓 체인인 테스코도 프로세코를 스파클링 와인의 간판상품으로 삼고 PB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사진설명: 유럽에서 프랑스 샴페인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는 이탈리아 프로세코 매대에서 한 소비자가 프로세코를 둘러보고 있다. [출처=니혼게이자이신문]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