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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갑지만은 않은’ 경상흑자 행진…
韓銀 올 경상흑자 840억弗 전망…작년 이어 2년연속 사상최대 기록…4월 수치보다 무려 160억弗 증가
올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의 흑자규모가 작년에 이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금년중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840억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인 799억달러보다 40억달러 이상 늘어난 것이다. 최근 가파른 속도로 흑자폭을 키우고 있는 경상수지는 1년만에 다시 최고치 경신이 확실시된다.

▶“반갑지만은 않은데…”=한은의 이번 전망치는 지난 4월에 내놓은 수치(680억달러)보다 160억달러 증가한 규모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금년중 경상수지 흑자폭을 지난 전망에 비해 상향한 것은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상반기에 흑자폭이 크게 확대된 점을 반영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내년 경상수지 전망치도 기존의 580억달러에서 700억달러로 높였다.

경상수지 흑자행진은 우리경제의 수출경쟁력을 입증해준다. 지난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예고로 다른 신흥국들이 흔들릴 때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으로 차별화될 수 있었던 요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저성장, 저소비 등의 경기침체 국면을 좀처럼 벗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기간 이어지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마냥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만은 어렵다. 경상수지는 결국 수출과 수입의 차액 개념이라 수입이 줄어도 흑자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랠리를 놓고 내수침체를 유발하는 수입감소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주열 “불황형 흑자라고 단정 어려워”=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지적에 대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6%에 해당하는 수준이어서 통상적인 기준에서 보면 좀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면서도 “불황형 흑자의 요인으로 지적되는 수입이 작년 3분기 이후부터 증가세를 보여 꼭 부진하다고 볼 순 없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하지만 수입증가세(3%, 올 2분기 기준)가 좀 낮은데 경기불황의 차원이라기보다는 원자재수입 가격이 상당폭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 내수가 활성화되면 수입수요도 늘면서 흑자규모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12년 이전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수입이 증가하면서 수출이 더 증가하는 ‘호황형 흑자’이거나, 수출ㆍ수입이 동시 감소하면서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인 2가지 형태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과거 추이와는 달리 수출은 완만히 증가하면서 수입은 감소하는 ‘내수침체형 흑자’라고 진단했다.


▶6월치 발표 29일, ‘환율레벨’ 더 떨어질 듯=이 총재의 금리인하 시사 발언으로 환율이 일시적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중장기적으로 환율의 하락요인이 분명하다. 경상수지 흑자는 한 나라 경제의 ‘속사정’과는 다소 무관하게 대외적으론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하게 만들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환율의 세자릿수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6월 경상수지가 발표되는 오는 29일이 환율 레벨을 한 단계 더 끌어내릴 수 있는 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경상수지 발표일마다 큰 낙폭을 기록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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