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르헨티나에는 리오넬 메시(27ㆍ바르셀로나)가 버티고 있다. 축구는 혼자 할 수 없는 스포츠지만, 그는 가끔 혼자 이 공놀이를 지배한다. 그는 그라운드의 ‘절대자’이기 때문이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주위의 예상을 뒤엎고 독일을 꺾는다면 그건 메시 때문이리라고 단언해도 된다. 그는 이번 월드컵 결승전에서 무시할 수 없는 주요 변수다.
경기를 혼자서 지배할 능력이 있는 절대자. 10일자 일본 산케이신문에선 이와 관련해 한 베테랑 스포츠 기자라는 이의 칼럼이 실렸다. 이 칼럼에서 해당 기자는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한 나라를 살펴보면 여기다 싶을 때 의지가 되는 절대적인 에이스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한 해설자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 이야기에 전적으로 수긍할 순 없지만 확실히 절대적인 수퍼스타가 있는 팀은 강하다는 점에서 일리는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기자가 예로 든 이가 바로 아르헨티나의 ‘메시아’ 메시다. 신체 컨트롤이 뛰어난 데다 볼을 잡고나서의 스피드는 겹겹이 둘러싼 상대 수비진을 찢어버린다고 묘사했다. 골을 좇는 득점감각도 대단하지만 집중 마크를 당하면 자신에게 상대수비를 끌어들인 뒤 결정적인 패스로 연결하는 능력도 발군이라고 칭송에 가까운 찬사를 보냈다.
이 칼럼은 메시와 이번 대회에서 상대했던 경쟁팀 감독들의 코멘트도 소개했다. 스위스의 오토마르 히츠펠트 감독은 ”메시는 1초에 경기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했다. 스테판 케시 나이지리아 감독은 “그는 목성에서 왔다”면서 여느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는 능력을 지녔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객관적 전력의 차를 혼자서 뒤집을 수 있는 절대자. 일본에는 없다. 이 칼럼을 쓴 기자는 글 말미에 ”순간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꿔 버리는 수퍼스타. 그런 선수가 일본에도 태어날 수 없는 걸까“라며 “이 때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오자카와 신지다. 4년 뒤 일본 축구를 위해서도 그가 메시의 거대한 뒷모습을 쫓게 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국에도 한 때 절대자에 근접한 선수가 있었다. 차범근이다. 박지성은 이보다는 조금 부족했다. 손흥민은 혹시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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