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수출물가지수(2010년 100 기준)는 86.60으로 전월의 86.80보다 0.2% 낮아졌다. 이는 2007년 12월의 86.4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출 물가(전월 대비) 등락률은 지난 3월(-0.4%), 4월(-2.7%), 5월(-1.6%)에 이어 4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6월 수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로는 무려 10.6%나 감소한 것이다. 수출기업이 같은 상품을 팔더라도 손에 쥐는 돈이 원화로 환산했을 때 평균 10%이상 감소, 채산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뜻이다. 같은 1억원어치를 수출하더라도 앉아서 1000만원이 고스란히 날아가는 셈이다.
지난달 수출물가 하락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 5월 평균 달러당 1024.99에서 6월 1019.36으로 0.5%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7월 들어 이미 1010원선 붕괴 경험이 있는 환율이 머잖아 세자릿수로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수출기업들의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이같은 수출물가 하락은 수출 중소기업에 곧바로 충격을 미치고 대기업에도 영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국 달러화 등 계약 통화(수출입 때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는 통화)를 기준으로 한 수출물가는 오히려 전월보다 0.4% 올랐다.
6월 수출물가를 품목별로 보면 냉동 어류(-6.5%), 스테인리스 냉연강판(-2.5%), 휴대용 전화기(-1.5%) 등의 내림 폭이 컸다.
자동차 부동액으로 사용되는 에틸렌글리콜(8.8%), 냉동 참치(5.6%), 자일렌(4.5%) 휘발유(1.6%) 등은 상승했다.
한편 수입물가(전월 대비)는 4개월 만에 내림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나타냈다. 6월 수입물가 지수는 전월보다 0.01포인트 오른 95.50이었다. 유가가 올라 원화 강세의 영향을 상쇄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5월 배럴당 평균 105.62달러였던 두바이유는 6월에 107.93달러로 2.2% 상승했다.
앞서 지난 5월 수입물가는 4년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수입 물가가 떨어지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6월 수입물가를 품목별로 보면 밀(-5.9%), 커피(-4.1%), 콩(-3.1%) 등 농림수산품이 평균 2.3% 하락했다.
플래시메모리(-2.8%), 무선통신단말기부품(-1.7%) 등 전기·전자기기는 0.7% 내렸다. 이에 비해 프로판가스(2.5%), 벙커시유(2.1%) 등 석탄ㆍ석유제품은 1.0% 올랐고 아연광석(3.5%), 원유(1.6%) 등 광산품도 0.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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