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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에 침묵하는 푸틴의 속내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푸틴은 잠시 쉬고 있을 뿐이다. 한동안 침묵하다가 때가 되면 예기치 못한 뭔가를 들고 나올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잠잠하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에 대한 공세가 거세지고 동부 주요 거점인 도네츠크를 봉쇄해도 무력 개입을 시사하거나 국경 인근 러시아군 병력을 증강하는 등 이전과 같은 즉각적이고 강경한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추가제재와 국내의 개입에 대한 회의론 등 내ㆍ외부적인 요소를 고려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나토의 우크라이나 개입 저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 지위 보호 ▷우크라이나 주요 기업과의 경제적 관계 유지란 기본 전략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이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우크라이나와 서방과의 결전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일각에선 전술적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싱크탱크인 카네기 센터의 드미트리 트레닌 센터장은 FT에 “전술(tactics)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왔지만 전략(strategy)은 그대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동과 접근의 변화는 있을 수 있으나 당초의 목적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트레닌 센터장은 굳이 무력 개입이 아니더라도 우크라이나는 동부 친러세력의 무장투쟁 등의 영향으로 경제가 후퇴했다며 “러시아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도구”로써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강경 대응이 필요치 않은 시점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크림반도에서 보여준 전광석화같은 기민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도 크림 때와 다른 대응방식을 취한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는 맞춤형 대응이란 해석이다.

동시에 푸틴은 미국이나 서방의 추가제재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정권을 인정하고 친러세력의 지원 요청을 무시한 것도 제재조치로 인한 경제적 타격 등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은 ‘향후 가능한 수단’을 통해 현재 제재대상에 오른 61명이 더 확대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EU정상들은 다음주께 4억5000만유로의 자금지원 프로그램 중단을 포함, 러시아에 대한 제재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제적 타격은 내부 여론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러시아 극우파 지도층은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는 푸틴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제출해 실망감을 표현했으며 여론도 호의적이지 않다고 FT는 전했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VTsIOM의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 3분의 2가 우크라이나 사태 무력 개입을 원치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쌓아온 대중적 지지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여론조사라고 FT는 분석했다.

그럼에도 러시아 싱크탱크인 외교국방정책위원회 표도르 루캬노프 위원장은 “지금 한 발짝 물러선 것은 좋아서 물러선 것이 아니다”라고 잠잠한 푸틴의 대응을 우려하며 “대통령은 전략의 귀재(master tactician)”라고 강조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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