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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그래도 연체율 높은데 LTV규제 풀리면 ‘보금자리론’ 어쩌나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높아지면 보금자리론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보금자리론 대출금액의 64%가 은행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최고치인 60%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판매실적은 급감했는데 연체율은 상승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LTV 인정비율이 높아지면 보금자리론의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9일 금융권과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지난해 보금자리론 대출금액 10조6172억원 가운데 LTV가 60%를 초과하는 대출금이 6조7411억원으로 전체의 63.5%에 달했다. 그 중에서도 LTV 65%를 넘는 대출이 대부분이었다. 올 들어서도 2월까지 나간 705억원 가운데 491억원이 LTV 60%를 초과했다. 정부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이란 특수성을 감안해 보금자리론 LTV만 70%까지 인정해주고 있다. 문제는 보금자리론이 ‘LTV 60% 이상’ 대출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보통 금융권에서는 LTV가 60%를 넘어가면 부실가능성이 큰 것으로 간주한다. 상환여력이 부족해 주택이 경매시장으로 넘어갈 경우 평균 감정가의 70%가량에 낙찰되기 때문에 원금회수도 쉽지 않다. 특히 지금처럼 부동산시장 침체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원금 일부를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실적은 급감하고 연체율은 상승했다는 점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올들어 보금자리론은 1월 1690억원, 2월 1829억원 등 3519억원 어치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75%, 84% 줄어든 수치다. 작년 6월 2조2629억원이 판매됐던 보금자리론은 이후 급감하며 올들어 1000억원대 선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5월에는 5043억원까지 회복했다.

판매실적 급감은 작년 하반기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주택기금 대출 요건을 완화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은행권이 저금리 기조에 발맞춰 변동금리 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변동금리로 수요가 쏠렸다.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 초반대 수준으로 보금자리론의 고정금리(3.8~4.05%)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으면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쪽으로 수요가 몰린 탓”이라며 “이달 금리를 0.25% 낮추긴 했지만 여전히 보금자리론이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체율은 높아졌다. 보금자리론의 연체율은 지난 1월 0.82%, 2월 0.8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2%포인트씩 상승했다. 2012년보다는 각각 0.41%포인트, 0.38%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2년 만에 연체율이 배로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LTV 비율을 높일 경우 보금자리론의 부실 위험성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LTV 인정비율을 높이면 부동산시장 활성화보다는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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