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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이 3m, 길이 25m 땅굴 파고…송유관에서 기름 훔친 일당 검거
[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한국석유관리원(이사장 김동원)이 대한송유관공사, 수사기관(임실경찰서) 등과 합동으로 주유소 시설을 이용해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쳐 유통시킨 일당을 적발했다.

이는 송유관 도유 및 도유제품 취급금지 관련 법 개정 시행(2014.6.30.)에 따라 석유관리원이 석유 유통질서를 해치는 도유 유통에 대한 단속권한을 확보한 이후 첫 사례다.

송유관공사는 지난 6월15일 새벽시간대 전남 여수에서 전주, 대전, 천안을 거쳐 경기도 성남시 판교저유소로 연결된 송유관을 통해 석유제품을 이송하던 중 압력저하 현상을 감지하고 내부 시스템을 통해 전남 곡성군 겸면 일대를 도유의심지역으로 확인했으며, 석유관리원에 업무협조를 요청했다.

석유관리원은 송유관공사에서 짚어낸 의심지역 내 주유소를 대상으로 수급거래자료와 주유소 변경 이력 및 관계자 석대법 위반 이력 등을 종합 분석해 의심 주유소 대상을 압축했으며, 해당 주유소에 대한 품질검사와 잠복 감시를 펼친 끝에 영업 부진으로 1년여간 휴업 중인 주유소를 임대받은 사업자가 사용하지 않는 지하탱크에 고가의 최신 장비를 설치하는 등 비상식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점을 발견하고 7일 임실경찰서와 함께 단속에 들어갔다.

단속결과, 이들은 지난 4월 송유관이 매설된 인근 지역의 주유소 가운데 영업 부진으로 휴업중이 던 알뜰주유소를 임차한 후, 5000여만 원을 들여 1개월 동안 사무실 내 방 바닥에 깊이 3m, 길이 25m의 땅굴을 파고, 주유소 앞 국도변 지하에 매설되어 있는 송유관로와 주유소 유류저장탱크를 연결하는 도유시설을 설치해, 3회에 걸쳐 시가 1억1000여만원 상당의 유류 6만2000l를 절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주변 의심을 피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위장했으나, 송유관에서 훔친 휘발유를 등유탱크에 보관해 두 기름을 혼합하면서 사실상 가짜석유까지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주유소 대표 김(33)모 씨와 소장 이(46)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도유시설 설치업자를 추적하는 한편, 도유한 제품을 판매한 주유소에 대해 추가 수사를 펼칠 예정이다.

김동원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대한송유관공사와 도유 및 품질관리 등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을 기반으로 관련 수사기관까지 합심해 단기간에 협업의 성과를 내게 돼 기쁘다”며 “석유 전문기관으로서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석유시장의 혼란을 조장하는 송유관 도유행위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함으로써 석유유통질서를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도유는 절도행위로 간주돼 사법기관만이 단속해 왔으나, 도유 유통이 저가에 무자료로 유통되면서 정상적인 사업자의 생존을 위협하고, 도유 중 흘러나온 기름으로 인한 토양오염 발생, 폭발 사고 등으로 인한 국민 안전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도유행위는 물론 판매하는 행위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의 유통질서를 해치는 행위에 포함하는 등 관련법이 개정됐으며, 석유관리원이 단속할 수 있게 됐다.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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