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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월드컵] 시우바 · 네이마르 빈자리 컸다…‘死강’ 삼바의 눈물
핵심 시우바 대체카드 단테 실패
수비조직력 붕괴 전반에만 5실점…준비소홀·전술부재 안방 참패 불러
4강 브라질 완벽분석 투혼의 독일…상대골문 철저한 유린…결승전 선착

월드컵 최다 출전(20회), 최다 우승(5회)이라는 금자탑이 안방에서 철저히 무너졌다. ‘영원한 우승후보’이자 2014 브라질월드컵의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홈팀 브라질 축구 대표팀은 독일에 역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하며 전 세계 축구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9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브라질은 독일에 1-7라는 믿기 힘든 점수 차로 패배했다. 이날 브라질은 온갖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우선 1975년 이후 이어온 홈 A매치 무패 기록이 39년 만에 깨졌다. 브라질이 A매치에서 7골 차 이상으로 대패한 것도 이날 경기가 처음이다. 브라질이 A매치에서 최다 골을 내준 것은 우루과이에 0-6으로 진 1920년 남미 챔피언십 경기로 무려 94년 전의 일이다. 월드컵 역사상 준결승에서 7골이나 허용한 경기 또한 이전에는 없었다.

이번 브라질 ‘대참사’는 예고된 재앙에 대한 대비소홀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기업과 사회에 주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

▶이미 곳곳에서 적신호가 울리고 있었다=브라질은 독일을 상대로 역대 전적(12승5무4패)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 왔다. 그러나 브라질이 독일을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4골을 몰아넣으며 브라질 공격을 이끌어온 네이마르(22ㆍ바르셀로나)가 지난 5일 콜롬비아와 벌인 8강전에서 거친 파울로 인한 척추 골절로 중상을 입었다. 또한 수비의 핵심이자 주장인 치아구 시우바(30ㆍ파리 생제르망)는 이날 경기에서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4강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브라질은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네이마르와 실바 없이 A매치를 치른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브라질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냉정하기로 유명한 스포츠 도박업체를 사이에서 먼저 나왔다. 영국의 유명 스포츠 도박업체 윌리엄힐은 양 팀 모두에게 2.80이라는 같은 배당률을 걸었다. 심지어 스카이벳과 비윈 등 일부 업체는 독일의 승리를 근소하게 점치기도 했다.

▶안일한 대응ㆍ전략부재 패배 원인=브라질의 참패는 의외의 결과이지만 돌이켜보면 원인은 분명히 존재한다. 독일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진 입장에서 4강전을 치름에도 불구하고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66) 감독은 안이하게 대응했다.

경기 전날 가진 공식기자회견에서 스콜라리 감독은 네이마르의 부재를 해결할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에겐 네이마르 말고 22명의 선수가 있다”며 웃어 보일 뿐이었다. 스콜라리 감독은 특별한 전략 없이 시우바를 대신해 독일을 잘 아는 단테(31ㆍ바이에른 뮌헨)를, 네이마르를 대신해 베르나르드(22ㆍ샤흐타르 도네츠크)를 기용했다. 그러나 시우바의 결장은 급격한 수비 조직력의 붕괴를 가져왔다. 상대는 분데스리가에서 단테와 함께 뛰어 그를 잘 아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단테의 기용은 결국 독이 돼 돌아왔다. 독일은 전반전에서만 단테를 중심으로 한 브라질 수비진을 제치고 무려 다섯 골을 뽑아냈다. 흔들린 브라질 수비진은 어이없는 패스 실수를 반복하며 자멸했다.

▶‘멘탈’의 차이가 두 팀의 운명 갈랐다=브라질은 경기 전 네이마르와 시우바의 공백을 정신력으로 이겨내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그 정신력조차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브라질은 전반 11분 토마스 뮐러(24ㆍ바이에른 뮌헨)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다소 느려진 모습을 보여주다가 전반 20~30분 사이에 무려 4실점을 했다. 마르셀루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집요함과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보이지 않았다. 정신력을 가다듬고 상대를 압박하고자 하는 의지를 일찍 놓아버린 것 또한 패배의 큰 원인이었다.

반면 독일은 유려하지만 다소 느린 축구를 구사하는 브라질의 특징을 간파해 철저한 밀착 수비와 한 발짝 빠른 차단으로 브라질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전반 3분 마르셀루(26ㆍ레알 마드리드)의 슈팅 외에 브라질은 좀처럼 독일의 골문 앞에 접근하지 못했다. 또한 독일은 아무리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 있어도 방심하지 않는 기복 없는 플레이로 경기 내내 브라질의 골문 앞을 위협했다. 브라질은 후반 45분 오스카(22ㆍ첼시)의 만회골로 영패를 면했지만 참패의 치욕을 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독일은 월드컵 통산 8차례 결승에 오르며 브라질(7회)을 제치고 역대 최다 결승 진출 기록을 작성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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