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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환 경제팀, 새로울 게 없다?
현오석ㆍ최경환 부총리 취임 초기 정책 행보
성장률 하향조정후 추경 편성…한은 기준금리 인하로 화답
정책조합 시너지 효과 기대…1기 초반 행보와 판박이

확연히 다른 듯 했으나 뚜껑을 열고보니 기시감(旣視感)이 느껴진다. 출발 직전인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정책 행보가 1기 ‘현오석 경제팀’의 출발 직후 모습과 너무 비슷하다. 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다음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이에 화답하는 형식이다. 여러 정책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폴리시믹스(Policy-Mixㆍ정책조합)’를 통해 경기회복을 불씨를 살리겠다는 정책 의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향후 경제 정책방향의 밑그림을 쏟아냈다. 우선 향후 한국 경제가 하방위험이 크다고 봤다. 그러면서 기존 연 3.9%였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낮출 것임을 시사했다.

회복 기조를 유지하다가 다시 꺼져가는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특히 추경 편성에 대해 한층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최 후보자는 “현재 경제 상황만 보면 추경을 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법적 요건과 세수 등 재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사실상 추경을 기정사실화한 발언이다.


이는 1기 경제팀의 초반 행보와 ‘판박이’다. 지난해 3월 22일 공식 취임한 현 부총리는 약 1주일후 발표한 201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2013년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3%로 대폭 낮췄다. 그리고 다음달 17조3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추경 편성 계획을 발표했다.

기준금리 인하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추경-금리인하’ 정책 조합이 재연된다. 금리 정책에 대해 최 후보자는 “기준금리 조정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권한”이라면서도 “한은과의 경기인식 간극을 좁히는 노력을 하겠다”며 정책 공조 필요성을 피력했다. 지난해 정부와 시장으로부터 금리 인하 압박을 받던 한국은행은 5월에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낮춘 바 있다.

당장 10일 열리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커졌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과 경기인식에 대한 간극을 좁히겠다고 (최 후보자가) 발언한 것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역시 10일 금통위 직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 안팎으로 내릴 가능성이 큰 만큼 금리인하 명분이 생겼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1기 경제팀이 미진했던 ‘국민 체감형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한 차기 경제팀이 성장률 숫자에 얽매여 추경과 금리인하 카드를 무리하게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최 후보자가 거론한 대로 추경의 법적 요건을 충족하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추경의 법적 요건은 국가재정법에 명시돼 있는 ‘대규모 자연재해, 경기 침체ㆍ대량 실업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연 2%대 저성장에 머물렀던 지난해와 달리 각 연구소 등이 제시하는 올해 성장률이 모두 3.5%를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비슷한 맥락에서 기준금리 결정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8월 기준금리 인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위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금리 인하를 내수 부양 효과는 제한적이며 내년 이후 통화정책 방향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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