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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략공천 ‘수용’ 기동민… ‘피묻은 배지’ 달까?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전략공천 수용 기자회견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동작을 지역위원장인 허동준 후보가 기자회견장에 난입, 단상을 점거하면서 기 전 부시장은 회견 도중 자리를 떠야했다. 기 전 부시장은 ‘이해한다’면서도 전략공천 수용 의사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기 전 부시장은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분히 준비해온 회견문을 읽었다. 그는 회견문에서 “저는 오늘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라는 당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무엇이 옳은가를 놓고 며칠 밤을 뜬 눈으로 지새웠다.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내가 왜 정치를 하는가? 내 마음 깊은 곳의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가 회견문을 읽는 중에도 허 후보 지지자들은 ‘동작을을 지킨것은 허동준’이라 쓰인 피켓을 들고 기 전 부시장의 회견에 항의하는 뜻을 밝혔다. 회견장이 아수라장이 된 것은 기 전 부시장이 회견문의 4분의 3 가량을 읽은 뒤 허 후보가 회견장에 진입하면서부터다.

기 전 부시장은 “20년 지기인 허동준 후보에게는 평생의 빚을 지게 됐다. 끝까지 노력해서 반드시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고, 이 때 허 후보가 회견장 뒷문으로 ‘이건 안된다’면서 고성을 지르며 기 전 부시장이 선 단상으로 걸어나갔다. 당직자들이 허 후보를 몸으로 가로막았으나, ‘놓으라. 비키라’ 소리치며 허 후보는 단상을 점거하고 기 전 부시장을 밀어냈다.

허 후보는 “20년 인연 다 끊고 이건 안된다. 이런 패륜적인 행동을 하게 하는 김한길ㆍ안철수는 사퇴해야 한다. 안철수와 김한길이 책임져야 할 걸 왜 기동민이 책임지냐”고 말했고, 옆으로 밀려났던 기 전 부시장은 회견장 뒷문으로 자리를 빠져나갔다.

사태가 있은 직후 기 전 부시장은 기자들에게 “저 마음을 이해한다. 미안한 마음이다. 14년동안 지역을 지키면서 헌신한 사람의 절규를 이해한다”며 “그리고 저런 절박함을 알면서도 이 길을 갈 수 밖에 없는 제 생각도 있다. 큰 길에서 하나돼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회견을 마치진 못했지만, 전략공천 수용 의사에는 변함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기 전 부시장은 이후 준비됐던 차량을 탑승하고 국회를 떠났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날 사태에 대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허 후보가) 이젠 좀 많이 나갔다”고 말했다.

기 전 부시장이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을 수용했지만, 당선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의 후보가 누가 될 것이냐가 관건이다. 새누리당은 동작을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대신 나경원 전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아직 후보의 확답은 없는 상태다.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이 동작을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표 분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 전 부시장의 지명도가 낮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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