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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리빙-하우징] 사람 살리는 ‘흙집’에 살어리랏다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만물은 흙에서 나고 흙으로 돌아간다”고 말한 철학자 크세노파네스의 말이 도시 환경에서는 생경할 정도가 됐다. 그 만큼 현대 도시인이 흙을 밟고 살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숨 쉬는 집, 각종 공해 요소를 흡수하고 원적외선을 내뿜는 집, 그래서 상처받은 몸이 치유받을 수 있는 집을 ‘의식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성분에서 해방되는 것이 아토피를 비롯한 현대병을 치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고 있는 탓이다. ‘편리한 삶’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의 아파트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토 벽돌로 지어진 이른바 ‘흙집’이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흙집의 매력과 실질적인 장점은 무엇일까?

[사진제공=전국흙집짓기협동조합]


▶흙집은 단단하다= 집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튼튼해야 한다’는 것이다. ‘흙집이 단단해야 얼마나 단단할까’ 하고 단정짓는다면 오산이다.

중국 푸젠성 산악지대에는 토루(土樓)라는 흙으로 만든 집단주택이 있다. 토루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국 5대 민가 건축양식 중의 하나다. 토루는 짧게는 100년, 길게는 600년 이상의 수명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만큼 제대로 만든 흙집은 반영구적이라 할 만큼 튼튼하다.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도 사실상 흙집이었다. 근대화 과정에서 점차 사라졌으나 통계에 따르면 지금도 세계 인구의 30%, 약 18억명이 흙집에 살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생태 건축’ 붐이 일면서 흙집의 실용성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콘크리트 건축물은 30~40년이면 헐거나 새로 리모델링 해야 하지만, 흙집은 100년 이상의 긴 수명과 더불어, 오랜 시간이 흘러 사람이 살지 않으면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친환경’ 트렌드에도 걸맞다.

▶흙집은 숨을 쉰다
= 황토 1g에는 약 2억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흙은 스스로 숨을 쉰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만성피로증후군, 아토피, 천식 증세를 겪는 사람들이 흙집을 찾는 것도 습도 조절, 산소 공급, 탈취, 공기 순환 등 집의 ‘기능’적인 측면이 우수한 이유가 크다.

특히 흙집은 콘크리트 건물에 비해 11% 이상 높은 단열 효과를 나타낸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지나치게 많은 습기와 유독성 화학물질은 빨아 들여 공기를 정화한다. 스스로 습도 조절을 하기 때문에 항상 45~50%의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 숲에 온 것과 같은 쾌적함을 준다. 가습기가 따로 필요 없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흙집의 이같은 습도 조절 능력은 콘크리트와 비교하면 5배가 높다고 전해진다.

한국흙건축학교 김순웅 학장은 “시멘트 1t당 이산화탄소 900㎏이 배출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흙 집은 시멘트를 전혀 쓰지 않고 단지 석회를 섞어 쓰는 정도이기 때문에 환경적인 측면에서 다가올 미래에 더욱 각광받을 건축 재료”라고 말했다.

▶흙집의 대중화= 전문가들은 흙집에 대해 ‘사람을 살리는 집’이라고 정의한다. 흙집은 ‘새집 증후군’을 막아주고 독소 제거 등의 정화능력은 물론 원적외선 배출 효과가 뛰어나다. 최근에는 현대인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흙집을 직접 짓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몽룡 전국흙집짓기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흙집짓기협동조합의 회원이 조합원만 300명에 달하고, 일반 회원은 1만 3000여명 정도 된다”면서 지난 2006년 시작한 흙집학교는 수료생이 3000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 치료와 건강한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생태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흙집짓기가 대중화 되고 있는 추세”라며 “최근에는 복지 사각지대의 가정에 흙집을 지어주는 봉사활동이 시작돼 ‘사랑의 흙집 1호’가 탄생했다”며 “흙집의 수요 계층도 그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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